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디카 일기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김창집 2019. 8. 16. 10:02


어제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

뜻 깊은 광복 74주년을 맞는 날이었습니다.

 

아베 수상의 야욕(野慾)과 우리나라에 대한 업신여김 때문에 촉발된

극도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맞은 광복절 기념식.

그래도 2편의 시가 인용되면서

우리의 다짐을 더욱 굳히고

결의를 다지는 계기로 만들었습니다.    


 


그날이 오면 심훈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漢江)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鐘路)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이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行列)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새나라송- 김기림(金起林)

 

거리로 마을로 산으로 골짜구니로

이어가는 전선은 새 나라의 신경

이름 없는 나루 외따른 동리일망정

빠진 곳 하나 없이 기름과 피

골고루 돌아 다사론 땅이 되라

 

어린 기사들 어서 자라나

굴뚝마다 우리들의 검은 꽃묶음

연기를 올리자

김빠진 공장마다 동력을 보내서

그대와 나 온 백성이 새 나라 키워 가자

 

산신과 살기와 염병이 함께 사는 비석이 흔한 마을에 모터와

전기를 보내서

산신을 쫓고 마마를 몰아내자

기름 친 기계로 운명과 농장을 휘몰아 갈

희망과 자신과 힘을 보내자

 

용광로에 불을 켜라 새 나라의 심장에

철선을 뽑고 철근을 늘이고 철판을 피리자

세멘과 철과 희망 위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 나라 세워 가자

 

녹슬은 궤도에 우리들의 기관차 달리자

전쟁에 해어진 화차와 트럭에

벽돌을 싣자 세멘을 올리자

애매한 지배와 굴욕이 좀먹던 부락과 나루에

내 나라 굳은 터 다져 가자



'디카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예감  (0) 2019.08.20
나무수국 가득 핀 계절에  (0) 2019.08.17
애월읍 고내포구에서  (0) 2019.07.31
유월을 맞으면서  (0) 2019.06.01
찔레꽃 향기 가득히  (0) 2019.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