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
뜻 깊은 광복 74주년을 맞는 날이었습니다.
아베 수상의 야욕(野慾)과 우리나라에 대한 업신여김 때문에 촉발된
극도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맞은 광복절 기념식.
그래도 2편의 시가 인용되면서
우리의 다짐을 더욱 굳히고
결의를 다지는 계기로 만들었습니다.
♧ 그날이 오면 – 심훈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漢江)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鐘路)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이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行列)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 새나라송頌 - 김기림(金起林)
거리로 마을로 산으로 골짜구니로
이어가는 전선은 새 나라의 신경
이름 없는 나루 외따른 동리일망정
빠진 곳 하나 없이 기름과 피
골고루 돌아 다사론 땅이 되라
어린 기사들 어서 자라나
굴뚝마다 우리들의 검은 꽃묶음
연기를 올리자
김빠진 공장마다 동력을 보내서
그대와 나 온 백성이 새 나라 키워 가자
산신과 살기와 염병이 함께 사는 비석이 흔한 마을에 모―터와
전기를 보내서
산신을 쫓고 마마를 몰아내자
기름 친 기계로 운명과 농장을 휘몰아 갈
희망과 자신과 힘을 보내자
용광로에 불을 켜라 새 나라의 심장에
철선을 뽑고 철근을 늘이고 철판을 피리자
세멘과 철과 희망 위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 나라 세워 가자
녹슬은 궤도에 우리들의 기관차 달리자
전쟁에 해어진 화차와 트럭에
벽돌을 싣자 세멘을 올리자
애매한 지배와 굴욕이 좀먹던 부락과 나루에
내 나라 굳은 터 다져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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