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문학의 향기

김섬 시집 '혼디 지킬락' 발간

김창집 2021. 3. 9. 13:31

自序

 

무기다

 

제주를 지키려는 나의 무기

 

삶터와

뭇 생명들을 지켜내려

심장을 갈아 내지르는 우리의 무기

 

 

                     2018년 겨울부터 제주도청 앞 천막촌에서

                                                        성산사람 김섬

 

ᄒᆞᆫ디 지킬락

 

  수왕수왕 ᄇᆞ름 부는 도청 현관

  석석ᄒᆞᆫ 세멘 바닥에 앚아봅디가

 

  손 실렵곡 발 실렵곡 콧물 찔찔 나곡 동상 걸리곡 몸에 두드레기 피곡 데멩이 깨지게 아프곡 공무원덜 경찰덜 사름 취급 안 ᄒᆞ영 들러내영 패대기칠 때민 넉은 허영ᄒᆞ게 비어불곡 가슴에선 피눈물 나곡 사름이 사름안티 영도 ᄒᆞ는구나 맺히고 맺힌 가슴이 탁 걸어졍 밥이 안 넘어가곡 ᄂᆞ리질 못ᄒᆞ염수다

 

  백성이 울민 하늘이 울고 땅이 웁니다

  백성이 하늘인디 제주도민이 제주도지사 하늘인디

  대대로 물린 할마님 산천 오고셍이 물리고정ᄒᆞᆫ

  죄 엇인 소망을 경 다락다락 ᄇᆞᆲ아보라

  ᄇᆞᆲ아보라 ᄇᆞᆲ아보라

 

고망

 

이 고망 저 고망 ᄒᆞ여도

나 고망이 최고주

멜라진 막살이라도

신간 펜ᄒᆞ게 발 벋엉 잘 거난

ᄂᆞᆷ의 고망 베르싸봣자

그 고망이 그 고망

 

재열 우념 소리

 

ᄌᆞᆫ디는 것주

 

ᄒᆞ루만

ᄒᆞ루만 더

 

문짝 벗엉 들러대껴불 ᄀᆞ슬 소곱으로

숨 골르멍 걷는 거주

 

발악발악 용 쓰멍

온채몸으로

 

에미

 

기여사

에미는 정ᄒᆞᆫ 거주

돌뎅이 시신으로도 젯을 물리난

애기 쿰은 가슴만큼은 온기 놓지 못ᄒᆞ는

총 맞안 죽은 에미

 

기여사 에미엔 ᄒᆞᆫ 건 정ᄒᆞᆫ 거주

백번을 뒈싸져도 이녁 새끼는

지켜내는 거주

에미를 다 죽여도 에미는

죽지 안ᄒᆞ는 거주

 

낭끼오름* 고사리

 

걲어도 나곡

ᄇᆞᆲ아도 나곡

팡 데껴불어도 나곡

오름을 갂아도 난다

 

올히도 4월 뒈난

일로 비쭉 절로 비쭉

벨일 이서도

나는 건 그냥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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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끼오름 : 성산읍 수산리에 위치한 오름. 2공항이 지어지게 되면 해발 185.1m, 오름 높이(비고) 400m 90m가 잘려 흔적 없이 사라진다고 한다.

 

 

                                  * 김섬 시집 ᄒᆞᆫ디 지킬락(도서출판 각, 2020)에서

                                        * 사진 : 오름에 요즘 한창 피어나는 산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