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디카 일기

4.3 제73주년 추념일

김창집 2021. 4. 3. 08:55

 

4.3 73주년 추념일을 맞아

억울하게 희생된 4.3영령들께 삼가 명복을 빌며

희생자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드립니다.

 

 

*4.3평화공원 전시실 설치미술

 

까마귀가 전하는 말 - 김경훈

    -제주43평화공원에서

 

1

 

그해 겨울엔 저리

주둔군처럼 눈보라 휘날렸네

 

낙엽처럼 아픈 사연들 무수히 지고

속절없이 억새는 제몸 뒤척였네

쫓기듯 암담한 세상

아득한 절망의 끝자락

 

어디로든 길이 막혀

앞일을 가늠할 수 없었네

 

그렇게 그해 겨울엔

몸 녹일 온기 하나 없었네

 

2

 

온통 언 땅 속에서도

생명의 봄은 있었네

 

억새도 갈옷 벗어

연두빛 봄맞이 하고

 

이름 없는 무덤들

고운 잔디옷 저리 푸르네

 

맺힌 원정 앙금 풀어

봄바람 속 가벼이 흐르니

 

솟아오른 마음이 영을 달래듯

그렇게 무리 지어 목놓아 우네

 

*4.3평화공원 전시실 설치미술

 

4월에 피는 꽃은 - 양영길

 

제주의 4월은

무자년 제주의 4월은

3만 명이 넘는 우리 목숨 소지(燒紙)처럼 날아가고

300 마을이 넘게 잿더미가 되어

바람만 스치고 지나갔다

배웠다는 이유만으로 죽어간 사람도 있었다.

 

제주의 4월에 피는 꽃은

더 가슴 가까이 피어난다

겨우내 불어대던 그 세찬 바람 때문일까

수평선 멀리 보이는 무덤가에 피는 꽃들

 

바다가 푸르다는 그 눈부신 역사 속에

4월의 제주바람꽃으로 피어날 때

무자년 그 무자비한 4월은

비명소리뿐이었다

 

바람소리

바람소리

낮아지는 초가집들

바람이었다

다 바람이었다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다 납작 엎드렸다

 

*4. 3 평화공원 행방불명인 묘역 설치물

 

4. 3의 노래 - 문충성

 

게난 홋썰 잘 살게 되난

거들거리멍

무싱 것들 햄수광

웬수처럼 경들 싸우지들 맙주

 

영정 죽어지게 사랑이나 허당 갑주

반백년이 넘었쑤게

경허난 이제사

끝나감수광 아아! 끝났쑤광

 

끝나지 안았쑤광 아직도

끝날 거 같지 않쑤광 영영

이름난 동산에 일년에 혼 번씩

 

모일 사람 다 모영들

용서와 화해와 상생과 평화만 노래햄쑤광

시뻘겅허당 희영해진 눈물만

 

*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 묘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