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세상

류시화 엮음 '잠언 시집'의 시 (3)

김창집 2021. 9. 2. 00:07

 

잠시 후면 - 베로니카 A. 쇼프스톨

 

잠시 후면 너는

손을 잡는 것과 영혼을 묶는 것의 차이를 배울 것이다.

사랑이 기대는 것이 아니고

함께 있는 것이 안전을 보장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걸

너는 배울 것이다.

잠시 후면 너는

입맞춤이 계약이 아니고, 선물이 약속이 아님을

배우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면 너는 어린아이의 슬픔이 아니라

어른의 기품을 갖고서

얼굴을 똑바로 들고

눈을 크게 뜬 채로

인생의 실패를 받아들이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너는 내일의 토대 위에 집을 짓기엔

너무도 불확실하기 때문에

오늘 이 순간 속에 너의 길을 닦아 나갈 것이다.

잠시 후면 너는 햇빛조차도 너무 많이 쪼이면

화상을 입는다는 사실을 배울 것이다.

따라서 너는 이제 자신의 정원을 심고

자신의 영혼을 가꾸리라.

누군가 너에게 꽃을 가져다주기를 기다리기 전에.

그러면 너는 정말로 인내할 수 있을 것이고

진정으로 강해질 것이고

진정한 가치를 네 안에 지니게 되리라.

인생의 실수와 더불어

너는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리라.

 

 

젊은 수도자에게 - 스와이 묵타난다

 

고뇌하는 너의 가슴속에만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모든 마당과

도는 숲

모든 집 속에서

그리고 모든 사람들 속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목적지에서

모든 여행길에서

모든 순례길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길에서

모든 철학에서

모든 단체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행동에서

모든 동거에서

모든 생각과 감정에서

그리고 모든 말들 속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마음속의 광명뿐 아니라

세상의 빛줄기 속에서도

진리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온갖 색깔과 어둠조차

궁극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

진정으로 진리를 본다면

진정으로 사랑하기 원한다면

그리고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광활한 우주의 어느 구석에서도

진리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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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와이 묵타난다 : 20세기 인도의 성자.

 

 

- 조난 보리셍코

 

가장 어둔 밤 어딘가에

항상 빛나고 있는

작은 빛이 있다.

하늘에서 비추는 이 빛이

우리의 신이 우리를 바라보는 데 도움을 준다.

한 어린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의 영혼은 그 빛에 밝기를 더해 준다.

우리의 단지 인간적인 눈들이

빛이 없는 하늘을 올려다 볼 때

비록 우리가 잘 볼 수 없을지라도

우리는 하나의 작은 빛이 밤 저편에 빛나고 있어서

그 빛을 통해 신이 우리를 굽어보고 있음을

언제나 안다.

 

 

여행 - 잘랄루딘 루미

 

여행은 힘과 사랑을

그대에게 돌려준다. 어디든 갈 곳이 없다면

마음의 길을 따라 걸어가 보라.

그 길은 빛이 쏟아지는 통로처럼

걸음마다 변화하는 세계.

그곳을 여행할 때 그대는 변화하리라.

 

 

자연주의자의 충고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

마음의 평정을 잃지 말라.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

, 식사, 옷차림을 간소하게 하고 번잡스러움을 피하라.

날마다 자연과 만나고 발밑에 땅을 느껴라.

농장일이나 산책, 힘든 일을 하면서 몸을 움직여라.

근심 걱정을 떨치고 그날 그날을 살라.

날마다 다른 사람과 무엇인가 나누라.

혼자인 경우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무엇인가 주고,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를 도우라.

삶과 세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라.

할 수 있는 한 생활에서 웃음을 찾으라.

모든 것 속에 들어 있는 하나의 생명을 관찰하라.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에 애정을 가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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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니어링, 스코트 니어링 : 조화로운 삶을 실천한 유명한 자연주의자 부부.

 

 

  * 류시화 엮음 :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열림원, 2007)에서

                                              * 사진 : 사철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