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국내 나들이

2005 세계 박물관 문화 박람회 (1)

김창집 2005. 8. 1. 20:24

 

(사)탐라문화보존회 경기 남부 답사기 ①

 


 

▲ 2005년 7월 29일 금요일 맑음 

 

 몇 년 전 강화도를 비롯한 경기 북부 답사를 실시한 적이 있어 이번에는 남부 답사를 기획하게 되었다. 선착순 40명을 모집했는데, 신청한 후 갑자기 일이 있어 취소하는 바람에 결국 일행 36명만 모시고 제주국제공항에서 비행기에 올라 8시 55분에 출발했다. 하루 전에 엄청난 폭우를 기록했다는 곳으로 가게 되어 일면은 염려가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아침 방송에 큰 피해는 없었고 날씨는 맑을 것이라는 보도를 보고 난 후여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시아나 항공의 파업 때문에 대한항공으로 바꾸었기 때문에 좌석이 꽉 찰 줄 알았는데, 점보기 안은 60% 정도밖에 승객이 없었다. 아마도 금요일 아침 제주에서 출발하는 비행기여서 그런 것 같다. 두꺼운 구름층을 헤치고 정상 궤도에 올랐을 때는 해맑은 태양이 눈부시게 빛나며 우리의 장도를 축하해 주는 것 같았다.

 



△ 2005 세계 박물관 문화 박람회

 

 이번에 경기 북부에 위치한 고양시를 코스에 넣은 것은 2005 세계 박물관 문화 박람회가 고양시의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21세기를 흔히 문화 코드의 시대라 하듯이 세계는 군사강국, 경제강국을 넘어 문화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으로 문화 관련 행사와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이제 문화는 국가와 민족의 뿌리 이해라는 개념을 넘어 고부가가치를 지닌 미래 국가경쟁력의 원천이다. 

 

 '2005 세계 박물관 문화 박람회'는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대내적으로 우수한 우리나라 문화와 유물에 대한 인식의 제고와 자긍심 고취, 박물관 문화의 확산을 통한 문화의 다양성을 추구하며, 대외적으로는 우리 문화와 유물의 정체성 확립을 통한 주변국의 우리 역사 및 문화에 대한 왜곡된 주장 근절, 국제경쟁력 강화, 관광자원화, 기업 브랜드이미지 향상을 위하여 마련된 민간주도의 세계적 문화행사였다. 

 

 이 박람회에는 세계 약 50개국 300여 개 민속, 고고, 자연사, 과학, 종교, 미술 등의 박물관과 미술관, 이색박물관, 어린이박물관, 기업박물관 등은 물론 미래 인류의 문명을 주도해 나갈 첨단기업 및 환경기업과 국내 지방자치단체 등이 참가하여 다양한 부대 행사와 체험 프로그램과 전시물을 선보이게 된다. 

 

 수집, 보존과 전시라는 기본 역할 외에 교육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도 직접적이고 다양한 역할과 모델을 제시하며 새로운 문화의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는 세계의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풍부하고 색다른 체험의 기회를 주기 위해 7월 1일부터 시작하여 8월 21일까지 한 지붕 아래에서 세계 각국의 역사, 문화, 예술을 비교 이해함으로써 세계인으로서의 소양을 높이고 문화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을 일깨운다는 취지로 열리고 있는 것이다. 

 


 

▲ 웅장한 '자연사관'(1)

 

 어른이든 아이든 여행을 떠나는 마음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슴 가득 설렘을 안고 출발하여 신문 한 부를 다 읽고 났는데 벌써 5분 후 비행기가 착륙한다는 보도다. 내리고 보니 서울에서 합류하는 2명의 회원과 호남항공 김영락 기사가 아침에 전주에서 버스를 몰고 와 기다리고 있었다. 고양시가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답사 자료를 주면서 간단히 관람 요령을 설명했다.    

 

 도착해서 본관으로 향하는데 병아리 같이 귀여운 유치원생들이 줄을 지어 들어가고 있다. 볼거리가 다양하기 때문에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아무나 즐길 수 있는 것이리라. 어른 단체 1인당 입장료가 15,000원이고 만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국가 유공자는 9,000원이다. 단체는 30명 이상이라야 했다.

 

 먼저 박람회장 입구 '우주와 지구 탄생관'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자연을 새로운 시각과 접근 방법으로 관찰하는 자연 탐사관으로 은하계 형성과 지구 탄생의 비밀을 보여주는 영상자료와 운석, 월석 등의 우주 암석 표본을 통하여 우주의 실재성을 체험하며,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지구의 변천사를 입체적으로 전시하여 천체와 우주공학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이어진 '고생대관'에는 지질시대 생물의 자취와 흔적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지구환경을 비교, 상상, 학습하는 시간여행의 기회를 제공한다. 삼엽충, 고사리 화석 등 한국, 북한을 비롯한 세계 50여 개국의 동식물 화석 표본을 전시하고 있었다. 원래 화석이란 라틴어 '땅에서 파낸 물건(fossilist)'에서 온 말로 지질시대에 살았던 생물의 유해나 흔적을 뜻한다. 옛날 교과서 그림에서 보았던 것이나 사진으로만 보았던 것들이 있어 신이 나게 설명할 수 있었다. 


 



△ 웅장한 '자연사관'(2)

 

 특별전시 '중생대의 지배자, 공룡'이란 부제가 붙은 전시장에는 우리나라와 해외의 공룡 골격, 화석 등을 전시하고 6대주에 번성했던 공룡들을 에니매트로닉스 기술의 공룡 모형으로 전시되어 학습 효과와 재미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영국 자연사박물관의 표본과 같은 '쥬라기 공원'의 공룡을 제작 감수한 죤 휴너 박사가 감수한 공룡 모형들이 입체 음향효과를 내며 겁을 준다. 아이들은 너무 좋아서 소리를 지르며 야단이다. 

 

 다음 '신생대관'에는 인류의 출현과 더불어 현재 지구의 모습 및 생태계를 갖추기 시작한 신생대와 오늘날 지구의 환경을 비교하고, 시대별로 번성했던 포유류 화석을 통해 당시와 오늘날의 포유류를 비교하며 지구의 역사를 정리해놓았다. '자연사 박물관관'에는 세계 자연사 박물관의 자료와 표본을 시대별, 대륙별로 분류, 전시, 소개하고 자연사에 대한 관람객과 학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암석관'에는 일반광물, 보석광물, 운석, 월석, 희귀암석 등과, 백두산, 히말라야, 안데스, 호주, 남극 등 세계의 암석을 매체로 한 유익하고 흥미로운 유물과 사진들을 전시해 놓았다. '세계 보석 원석관'에서는 '포실리스쇼'를 통하여 세계 각 지역의 희귀 보석 원석과 보석들을 전시, 소개하여 관람객의 호기심과 수집가들의 흥미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생물관'에는 '정글 대탐험'이라는 특별 전시로 진행되고 있었는데, 자연탐사 일환으로 세계 희귀 동식물 1,000여 점 등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파충류, 설치류 등 자연생태환경을 조성 전시함으로 시각적 교육효과와 재미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모두들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신비한 자연을 탐색하며 기념품들을 골라 사기도 한다. 
 


* 벌레의 몸에서 버섯이 나온 동충하초

 

▲ 아기자기한 '민속관'

 

 국내 박물관이나 관련 기관에서 협조 전시한 국내 민속 박물관에는 전국 각 지방의 역사, 민속자료와 유물을 한 자리에서 감상하게 해놓았다. 우리 제주도에서는 민속자연사 박물관에서 갈옷과 돌하르방 등의 유물들을 전시해 눈길을 끌고 있었다. 지역별 특색과 문화의 차이를 비교해볼 수 있게 해놓았고, 우리 전통문화와 유물 속에 담겨있는 과학적 우수성 및 생활의 지혜를 느끼게 했다.  

 

 '국내 민속 체험관'에는 전통 민속행사인 탈춤, 연 만들기 등과 윷놀이, 투호놀이, 널뛰기 등 놀이의 체험을 통해 우리 민속 문화의 세대를 뛰어넘는 동시대성을 깨닫고 보존해 나가게 하기 위한 것이라 했다. 외국 여행객들도 우리나라의 민속 행사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이해하고 그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의 장을 마련하는 데 있다고 한다.  

 

 '해외 민속 박물관'에는 타 문화권의 다양한 민속 자료와 유물 등을 직접 관람하여 문화간의 상이점과 공통점을 이해하고 각 문화 형성을 이해하는 기회를 갖게 한다는데 홍보가 안 되었는지 방학중임에도 전시장이 썰렁하다. 도우미들이 너무 한가한지 가는 곳마다 다가와 관심을 보이며 설명해준다.   

 

 '해외 민속 체험관'에는 이집트의 탄누라춤, 케냐 원주민들의 혼례의식 등 세계 각 국의 민속행사와 파피루스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에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여 타민족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세계인으로서의 자질을 향상시킨다는 취지로 세계 여러 나라의 민속춤의 사진이나 전통의상들을 전시하고 있으나 실제로 공연하는 곳은 안 보인다. 

 


 

△ 신비스러운 곳 '과학관'

 

 '우주과학관'에는 사이버 인 스페이스, 지 포스, MMU 탐승체험, 무중력 훈련체험, 우주식량 진공포장, 우주사진관, 로켓 에어바운드 등 우주관련 컨텐츠를 우주비행사가 되어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과학발전사관'에는 과학박물관의 과학 발전사에 관한 자료를 전시하여 발명과 과학이 인류 문화에 끼친 영향과 과학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과학 체험관'에는 인류 100대 과학사건을 알아보고, 부엌에서 찾아보는 재미있는 과학원리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생활 속의 과학 원리를 찾아내고 미래 과학 발전의 가능성을 상상해본다. 또한, 광학기자재나 의료기자재 등을 직접 사용하고 실험해보며 과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과학과 생활의 밀접한 관계를 체험하게 한다. 

 

 '(사)한국창조과학회'에서 마련해 전시한 이곳에는 세계 선교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기 위한다는 설립된 모임의 취지를 살려 실제 노아의 방주를 50분의 1로 축소하여 제작해 전시해 놓았다. 그리고 인공 파도를 일으켜 파고 40m에서도 견딜 수 있는 유일한 배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한다고 하나 너무 허술해 보인다. 

 

 '서울대학교치과대학 치의학박물관' 이동전시관에는 우리나라 근대 치의약 발달 과정과 각종 치과용 기구의 변화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이 박물관은 근대적 서양치과의학이 일본인들에 의해 우리나라에 소개되기 시작한 이후를 중심으로 각종 치과관련 의료기기, 약품, 문서, 서적 등 천5백여 종, 총 8천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 국내 최초의 치의학 관련 박물관이다.

 


 

♬ Reste Avec Lui / Michele Rich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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