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체꽃이냐 구름체꽃이냐
이 논란은 한없이 계속되어 왔다. 어디를 검색해봐도 그것이 그것인 꽃을 놓고 구름체꽃이라고 소개된 곳도 있고, 솔체꽃이라 올린 곳도 있으니 말이다. 하기는 한 통속이며 구름체꽃도 솔체꽃에서 나왔다면 이해가 갈 것이다. 아래 백과사전에서 찾은 것을 보면 '꽃받침의 자침(刺針)이 다소 긴 것을 구름체꽃'이라 했으니, 역으로 자침이 별로 길지 않은 것은 솔체꽃이라 할 수밖에.
이 사진은 어제 다랑쉬오름에 달구경 갔다가 찍은 것인데, 작년보다 개체수도 줄었고 상태도 좋지 않아 누가 캐 가는 것 같은 예감에 혹 멸종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심히 우려된다. 좌보미오름에서도 개체수가 확인되었고, 번널오름에도 확인되었고, 영실에서도 확인되었으나 미미한 정도고 다랑쉬오름이 가장 확실한 보고였는데, 그 위치가 흔들리고 있으니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사전에 나온 구름체꽃은 글자 그대로 구름이 머무는 1,400m 고지 이상에서 자란다고 했으니, 영실(靈室) 것이 진짜 구름체꽃이고, 이곳의 것은 솔체꽃이라 할 수밖에 없다. 아무려면 어쩌랴. 이 아름다운 꽃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사진은 급히 찍은 결과이다. 추석 연휴의 마지막날 이 꽃을 보고 나서 남은 오후를 즐길지어다. 시는 목포가 낳은 시인 김영천의 풀꽃 시편이다.
♧ 솔체꽃
쌍떡잎식물 꼭두서니목 산토끼꽃과의 두해살이풀로 높은 산에서 자란다. 줄기는 곧추 서서 높이 50∼90cm까지 자라고 가지는 마주나기로 갈라지며 퍼진 털과 꼬부라진 털이 있다. 뿌리에서 나온 잎은 바소꼴로 깊게 패어진 톱니가 있고 잎자루가 길며 꽃이 필 때 사라진다. 줄기에서 나온 잎은 마주 달리고 긴 타원형 또는 달걀 모양 타원형이며 깊게 패어진 큰 톱니가 있으나 위로 올라갈수록 깃처럼 깊게 갈라진다.
꽃은 8월에 피고 하늘색이며 가지와 줄기 끝에 두상꽃차례로 달린다. 바깥 총포조각은 줄 모양 바소꼴로 양면에 털이 있으며 끝이 뾰족하고 꽃이 필 때는 길이 5mm 정도이다. 가장자리의 꽃은 5개로 갈라지는데, 바깥갈래조각이 가장 크고, 중앙에 달린 꽃은 통상화(筒狀花)이며 4개로 갈라진다. 열매는 수과로서 줄 모양이고 10월에 익는다. 우리나라와 중국에 분포한다.
잎에 털이 없는 것을 민둥체꽃(var. zuikoensis), 잎이 깃처럼 갈라진 것을 체꽃(for. pinnata), 꽃이 필 때까지 뿌리에서 나온 잎이 남아 있고 꽃받침의 자침(刺針)이 다소 긴 것을 구름체꽃(for. alpina)이라 한다. (네이버)
♧ 아주 작은 풀꽃 - 김영천
향기가 짙거나
그 모양새가 너무 아름다워
가슴깊이 흠양하는 그런 꽃이 아니라
우리가 숲길 걸으며 자칫 놓치고 마는,
이름이 무어더라
이름이 무어더라
늘 조금은 그런 낯 선 풀꽃이길
바란다
철따라 화병에 꽂아두고
하루에 몇 번씩이나 엎드려 그 향기를 사모하는
그런 찬란한 꽃이 아니라
책갈피에 꼽아두고 한 몇 년은 잊었다가
문득 책을 펼치면 툭,
떨어지는 그런
아주 작은 풀꽃이길 바란다.
♧ 풀꽃 냄새 - 김영천
아내는 나더러
산에 갔다 왔느냐 묻습니다
솔바람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산새 소리가 들린다 합니다
들풀처럼 청초한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하고 온 날이면
아내는 나더러
풀꽃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아마도
까르르, 그 고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자꾸만 내 속에서 피어나는 모양입니다
♧ 풀잎 바람 - 김영천
낮게 흐르는 바람 사이로
누웠다
내 안의 아무 것도
함께 흐르거나
또는 여린 풀잎처럼 비스듬히
제 무릎을 꺾지 못한다
오히려 완강히 버티다가
문득 일어서면
잠시 흔들리는 육괴
그 흐르거나
흔들리던 것들을 기억해 내던 마음만
파아랗게 풀물이 들었다
손으로 톡, 톡,
풀잎을 꺾으며
이제야 비로소 한 줌 바람이 될까
늘 묵언하며 따르던
그림자 하나
풀꽃처럼 잠시 흔들린다
♬ 소리새 - 가을나그네
'디카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깊은 가을, 쑥부쟁이의 미소 (0) | 2006.10.15 |
|---|---|
| 혹 잔대와 섬잔대의 교배종 (0) | 2006.10.09 |
| 쥐손이풀과 꽃들의 향연 (0) | 2006.10.07 |
| 훈훈한 추석이 되길 빕니다 (0) | 2006.10.06 |
| 추석 전날에 보는 말오줌때 (0) | 2006.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