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디카 일기

추석 전날에 보는 말오줌때

김창집 2006. 10. 5. 07:55

 

저 새빨갛다 못해 광채까지 발하는
말오줌때의 속을 누가 알았으랴.

 

이 가을 들녘에서 발가벗은 그녀를 대하면
불타는 정염(情炎)에 홀로 부끄러워진다.

 

오늘 한가위 귀향 길은  
이 빛처럼 환히 뚫리길…

 

 

♧ 말오줌때는

 

 쌍떡잎식물 무환자나무목 고추나무과의 낙엽관목으로 칠선주나무, 나도딱총나무라고도 한다. 산기슭이나 바닷가에서 고루 자라며 높이 약 3m이다. 잎은 마주나고 홀수 1회 깃꼴겹잎인데 길이가 약 25cm이다. 작은잎은 5∼11개, 바소꼴의 달걀 모양이거나 달걀 모양이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보통 뒷면 밑부분에 털이 난다.

 

 꽃은 5월에 노란색으로 피고 원추꽃차례에 달린다. 꽃받침조각과 꽃잎은 각각 5개씩이다. 수술은 3개이며 암술대는 3개이다. 씨방은 3실이고 화반(花盤)에 싸인다. 열매는 골돌과로서 8∼9월에 익는데, 붉은빛이 돌고 안쪽은 연한 붉은색이다. 종자는 검은빛이며 윤기가 있고 둥글다. 어린순은 식용하며 우리나라 전역, 일본, 타이완,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네이버에서)

 

 

♧ 내일은 한가위 - 현상길
   
비사리 같은 누이 머리채에
손바가지 못물 쏟아 내려
어멍의 타령 가락 타기 시작하면
때범벅 고무신 손에 끼고
너럭바위 문지르기 나 홀로 신명났지

 

멩질* 먹으레 가게
식게** 먹으레 가게

 

생각으로도 혀밑샘 간지러운
낼 아침 곤밥*** 그리며
거무스레한 고픔 세차게 갈아대건만
가을 부른 하늘만 푸를수록 멀어지고
물 아래로 번져가던
아스라한 그 빈터의 수묵(水墨)

 

뻐근해진 장딴지 일으키면
빗살무늬 새겨진 고무신엔
맨발의 포만이
가을걷이로 들어서고
한숨에 휘어지는 거친 손등이
이마에서 눈자위로 땀방울 내리면
누이의 머릿단은 눈물로 윤이 났지

 

큰집 차례상 송편은
열나흘 벌써 보름달로 떠올라
섬돌 위 가지런한 소망 밤새 비추고
멩질밥 입안에 그득할
한가위 아침까지
어멍의 타령 귀에 쟁쟁 맴돌아
꿈꾸는 마른자리 지키고 있었지

 

식게 먹으레 가게
멩질 먹으레 가게

 

* 멩질 : 명절. ** 식게 : 제사. *** 곤밥 : 쌀밥.

 

 

♧ 한가위 전날 밤 - 구재기
   
 토방밑에 달빛 모지락스레 쏟아지기 바쁜데 부엌에서는 그제서야 엿을 고기 시작한다. 시집온지 달포나 될까하는 막내 사촌 형수는 화덕 앞에 쭈그려 앉아 조심스러이 달걀전을 부치는가 하면 제육이며 수육꽂이에 한창이고, 무쇠솥 위 떡시루는 헉헉헉헉 숨차게도 뿌연 김을 뿜어 올린다.

 

 부엌문 앞을 얼씬거리던 누렁이가 괜스리 몸을 추스리다가 하늘을 바라보며 머엉머어엉멍 짖어대다가 그만 부지깽이를 맞고 깨갱거리고, 담장 밑 남새밭가 대추나무의 대추알이 익어 가는지 집안 가득 단내가 풍기면서 박덩이 같이 여물어 가던 열 나흘 날 저녁달이 대추나무에 걸려 움쩍도 못하는 것을 보고는 가슴에선 듯 숨결에선 듯 어머니는 갑작스레 시집간 딸아이의 해산 소식이 궁금하다며 전화를 걸었다.

 

 조무래기들이 발가를 벗고 히히히히 한 물통 속에서 몸을 씻어대는 한가위 전날 밤.

 

 

♧ 추석 전야 - 이남일

 

추석 전날
도시에서 갓 돌아 온 우린
먼저 약속이나 한듯이
끝도 없이 들길을 걸었다.
비탈 밭에는 여전히
퉁퉁 불은 고구마가
밭고랑 살을 가르고
청량 바람에 늘씬한 수수는
스러지듯 몸을 꼬았다.
메뚜기의 탱탱한 발길질도
아랑곳없이
우린 가을 들녘 끝자락에
고향 노을을 깔고 앉았다.
밤이슬이 내리고
짚 널 위로 보름달이
벙긋 내려다볼 때까지 우린
손을 꼭 포갠 채
그렇게 앉아 있었다.

 

 

♬ 가을에 듣는 우리 가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