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감귤이 저만큼 익었군요.
한미 자유무역협정 제4차 협상이 오는 23일부터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제주협상 저지에 나서는가 하면
행정기관과 경찰은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육지부의 농민들은 쌀을
제주도의 농민들은 오렌지 등 감귤류를
협상품목에서 반드시 제외하도록 관철시키겠다는 각오로
한껏 벼르고 있습니다.
제주 여성 인권 연대와 민주노총 제주본부 여성위원회,
전국 여성 농민회 총연맹 제주도연합, 전교조 제주지부 여성위원회 등은
16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제주도 여성 대책위원회' 결성식을 열고
제주협상을 저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책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국민 어느 누구도 그 피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여성 노동자의 비정규직화와 빈곤화가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며
자유무역협정 협상 저지를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로 했습니다.
자유무역협정 협상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등도
이번 제주협상 시기에 맞춰 3000∼5000명의 원정시위대를
제주에 파견하기로 한데다 제주도민운동본부도 인력을 총동원해
항의시위를 벌인다는 방침이어서 우리끼리 충돌의 우려가 있습니다.
♧ 감귤수입 개방 - 김희철
반대를 외치는 목쉰 울음은
먹을 갈아 어둠을 칠해 가고
이마에 번뜩이는 흰 띠만
주름살 위로 날린다.
말(馬)을 키워 놓으면
바다 건너 앗아갔고
조선은 조선대로
유배지 만들어 놓더니
이제는
배 아프고 낳지는 않았지만
이복형제마저 내쫓으려는가
질기기만 한 목숨아.
반도에서
떨어져 홀로 사는 것도 서러운데
배부른 사람은 따로 있고
우리 목숨만 조이는가.
♧ 귤 - 나태주
시장바닥에 흐드러지게 나와 팔리는
귤을 보면 슬퍼진다
옛날에 그 귀하던 것이 저러이
흔전만전 나와 푸대접을 받고 있구나
저것들 키운 농부의 노고는 오죽했으면
저것들 팔기 위해 떨고 있는
아주머니의 추위는 또 얼마나 모질었으랴
더구나 저것들 키운
제주도의 햇볕은 얼마나 또
빛나고 눈부셨으랴.
♧ 귤 - 이생진
귤은 사과보다
더 시적이다
칼로 위협하지 않아도
옷을 훌훌 벗고
칼을 대기 전에
제 몸을 갈라 버리는 열녀
귤은 시적(詩的)이어서
아프지 않다
♧ 귤 - 박진성
귤 몇 개 보도블록으로 굴러 떨어진다 껍질 속 열매들의 수런거림을
나는 듣는다 노을에 녹녹하게 달궈진 귤 하나 집어들었을 때 참을 수
없어 터져 버리는 껍질 속 알맹이들의 환호를 나는 듣는다
그것들을 감추려고 귤은 보드라운 껍질 둘러매고 있었던 거다 당신
가슴 한가운데 쭈욱 찢었을 때 오래 되어서 시큼하고 맹글맹글 하게 익
어 있는 당신 마음도 따라 온 것이다
당신의 심장 여러 개를 주워 먹었던 거다
♬ 가을 노래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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