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향토문화 기행

탐라전통놀이 소리한마당

김창집 2006. 11. 6. 02:19

 

▲ 장구 반주를 놓고 있는 홍송월 단장

 

 어제(11/5) 저녁 7시 제주시 학생문화원에서 있었던 이어도 민속예술단(단장 홍송월) 공연을 보고 왔다. 홍 여사가 친구의 부인이어서 보러 오라고 부탁을 받은 데다 평소 제주 민요에도 관심이 있어 제일 앞에 앉아 신나게 즐겼다. 한국국악협회 이영희 이사장과 국협 제주도지부 고여생 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성악가이자 동굴소리연구소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 발표회에서는 시종일관 흥을 돋우는 노래와 춤이 곁들여져 관객들을 사로 잡았다.

 

 

 

▲ 개막 공연으로 치러진 요왕맞이 장면

 

 요왕맞이는 바다를 차지한 용왕(龍王)을 맞아들여 축원하는 굿으로 바다에 빠져죽은 영혼의 넋을 건져내어 위령(慰靈)하고 저승에 보내는 내용인데, 풍어를 비는 굿으로도 한다. "요왕황제국이 오리정 신수퍼 사저허는디 요왕문이 어찌뒈멍 몰라온다. 신감상 무루와 요왕질도 돌아보자." 실제 무당이 아닌 순수한 아마추어들이 하는 것이어서 신선했다.

 

 

▲ 영주십경가와 이야홍타령을 부르는 이어도 단원들

 

 영주십경은 제주의 아름다운 경치인 성산출일(城山出日) 사봉낙조(紗峰落照) 영실기암(靈室奇岩) 정방하폭(正房夏瀑) 영구춘화(瀛丘春花) 귤림추색(橘林秋色) 녹담만설(鹿潭晩雪) 산방굴사(山房窟寺) 고수목마(古藪牧馬) 산포조어(山浦釣漁)을 노래한 것이고, 이야홍타령은 오돌또기와 더불어 널리 알려진 제주민요로 가사 중에 반복되는 '이야홍'에 연유하여 이 이름이 붙었다. 8분의 9박자 세마치장단으로 장절형식(章節形式)이며, 구성음은 레·미·솔·라·도·레·미·솔로 매우 넓은 음역을 지녔다. 이어도 회원인 이영순 김수열 송경희 강언희 김영숙 서순애 창.

 

 

▲ 오돌또기와 느영나영을 부르는 학생문화원 교육생들

 

 오돌또기는 제주도의 대표민요인데 앞소리가 4장단, 뒷소리가 4장단인 장절형식(章節形式)의 굿거리장단으로 되었으며 계면조적(界面調的) 선법의 남국적인 정서가 넘치는 민요이다. "오돌또기 저기 춘향이 나온다/ 달도 밝고 내가 머리로 갈까나 (후렴) 둥그대 당실둥그대 당실/ 여도 당실 연자 버리고/달도 밝고 내가 머리로 갈까나." 19세기 후반에 애송된 이 노래는 서울에도 전파되어 '오돌독'이라는 이름으로 사설을 달리하여 많이 불렸다. '느영나영' 역시 제주도의 대표적인 창(唱) 민요로 '너하고 나하고'의 뜻이다.

 

 

 

▲ 찬조출연으로 한량무를 추고 있는 예원무용학원 단원들

 

 단장 고서영, 안무 고서영, 춤 윤지영 김유나 현혜연 이솔.

 

 

 

▲ 김매는 사대 소리를 시연하고 있는 이어도 회원들

 

 밭 볼리는 소리는 제주도 특유의 노동요로 좁씨 같은 것을 파종하고 씨앗이 잘 감춰지고 흙이 마르지 않게 밟는 것을 의미한다. 소나 말을 여러 마리 동원해서 밟기도 하고 소 몇에 사람들이 많이 동원되기도 한다. "어려려려 얼하량 어려려려 돌돌돌돌. 이 산중에 놀던 모시들아 저 산중에 놀던 모시덜아 돌랑돌랑 볼르라 어허 이이…" 홍송월 단장의 선소리와 이어도 회원들의 후소리 겸 시연(試演). 이어 논을 고르는 밀레질소리, 김을 매는 사대소리, 꼴을 베는 홍애기소리를 메들리로 불렀다.

 

 

 

▲ 해녀춤을 추고 있는 찬조출연의 서귀포칠십리 예술단원들

 

 제주의 상징인 해녀들이 바다에 뛰어들어 열길 물 속에서 해산물을 생산하는 비바리들의 강인한 생활상을 노래와 무용극으로 재현한 것. 전래되고 있는 해녀복인 소중기 복장에 태왁(박을 이용해 그물 주머니를 달아 짚고 의지해 헤엄치는 것)을 들고 머리에는 물안경 손에는 빗장을 들고 춤을 춘다. 내용은 헤엄치는 장면서부터 물 속에 들어가 작업하는 과정을 그렸다.

 

 

▲ 찬조출연으로 판소리 사랑가를 부르는 김대규 교수

 

 중요 무형 문화재 5호 판소리 고법 이수자인 김대규가 부르는 판소리 춘향가 중에서 살랑가 대목. 춘향가의 둘째 부분으로 몽룡과 춘향이 아기자기하게 사랑을 나누는 정경이 그려지기 때문에, 중몰이와 중중몰이 장단에 화평스러운 평조가 많이 쓰인다. 춘향가 중 가장 잘 알려진 대목으로 중 가장 재미있고 잘 알려진 대목이다. "사랑사랑 내 사랑아. 어어허 두둥 내 사랑이로구나. 저리 가거라, 가는 태를 보자. 이만큼 오너라, 오는 태를 보자. 너와 나와 유정하니 어찌 아니 다정하리…."

 

 

 

▲ 계화타령, 신목사가, 동풍가를 부르는 이어도 회원들

 

 이영순(제주시) 김수열 김영숙 이영순(서귀포시) 회원의 노래. '계화타령'은 '짐계화'라고도 하는데, 뒷소리의 "짐계화 내 돈만 받아라"에서 따서 붙인 제목이다. 선소리 산타령 계통의 소리인 듯하다. '계화타령'은 육지의 잡가에도 있으나 듣기가 매우 힘들며, 제주도에서도 성읍 지방의 노인들이 부르고 있을 따름이다. 다음은 '신목사가'의 일절. "관덕청 문앞에 영리방 걸음을 걸어/ 아기종 홍 아장거려서 신목사 호리러 나간다/ 계화야 좋을소 대명당 허리로구나/ 이가종 홍 아장거려서 신목사 호리러 나간다/ 산지포 바다엔 건롱선 떴고/ 김녕포 바다엔 에리화 조기선 떴구나/ 계화야 좋을소 대명당 허리로구나." 

 

 

 

▲ 풍물패 하나아트의 찬조 출연

 

 하나아트는 2002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단체로 전통문화의 한 장르인 타악 리듬의 우수성과 신명성을 알리기 위해 활발한 공연활동과 보급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전통타악 연주회는 신명(神明)을 계기로 우리네 가슴속에 내재되어 있는 힘을 끌어낼 수 있었고, 사물놀이를 필두로 전통 타악 부문을 학습하고 꾸준한 창작활동을 통해 많은 이들의 신명을 끌어올리는데 전념하고 있는 전통 타악 그룹이다. (팜플렛에서)  
 

 

 

▲ 찬조 출연으로 예원무용단의 입춤 

 

♧ 입춤(立舞) - 김응만


어이 아담타 하나
다루치는 목젓놀이
감고 찍어 뿌리치는 소매

풀어라 손끝에 묻은 허공을
촘촘한 옆 걸음
뒷굽 들어 기울고
모로 도는 비녀가
허리춤 깃을 잡는다

놓단 말,
추슬린 치마깃이 강물도
대간에 이어져온 골
휘감아 도는 산 위에
별도 흔들리는 바람소리
청산 매 하늘을 나누나

춤으로 사위를 누루고
그 속에 담겨진 여인으로
밖으로 밖으로만
멀어져 가면
어이하여 못 오는 한이
님을 뒤로 잊혀지나

 

 

▲ 산천초목과 봉지가를 부르는 이어도 회원들

 

김정숙 이영숙 김인자가 부르고 있는 산천초목과 봉지가. '봉지' 봉오리의 제주어.

 

산천초목 속잎이 난디
구경가기가 얼화 반갑도다
꽃은 꺾어 머리에 꽂고
잎은 따다가 얼화 입에 물어
날 오라 하네 날 오라 하네
산골처녀가 얼화 날 오라 한다

돋아오는 반달처럼
도리주머니 주워놓고
만수무강 글자를 새겨
수명당사 끈을 달아
정든 임 오시거든
얼화 채워나 봅시다

동백꽃은 피었는데
흰 눈은 왜 오나
한라산 선녀들이
춤을 추며 내려온다

 

 

 

 

▲ 노 젓는 소리와 멜거리는 소리를 시연하는 이어도 회원들

 

 노 젓는 소리는 후렴에 나오는 '이어도 사나'라고도 하며 잠녀들이 배를 타고 작업장으로 가면서 노를 저으며 부르는 노래다. 멜거리는 소리는 '멸치 후리는 노래'인데 제주도의 해안마을에서 여럿이 그물로 멸치를 후리면서 부르는 민요를 말하며, 멜 후림소리라고도 하는데 멜이란 멸치의 제주도 말이다. 멸치후리기는 먼바다에서 그물로 멸치떼를 후린 후 모래가 깔린 해안가로 마을 사람들이 일제히 끌어당기는 작업이므로 단결된 힘을 돋우기 위해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 행여 틀릴까봐 조심스럽게 반주를 놓는 홍송월 단장

 

 

♬ 이야홍 소리 - 구좌읍 동김녕리 김경성(60세), 한중선(61세) 1989.

출처 : 조인스 불로그 ‘빈파’ / http://blog.joins.com/hirhee/455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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