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해외 나들이

가깝고도 먼 나라 (완)

김창집 2004. 8. 18. 15:18

* 도쿄 제주상고동문회 초청 연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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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소지 안 물통을 끌어올리는 어느 나한상

 

▲ 일본 센소지(淺草寺)의 풍경들

 

 아사쿠사와 역사를 같이하는 사찰인 센소지는 볼 것이 너무 많은 곳이었다. 정월 초하룻날  소원을 비는 행사를 비롯해서 중요 행사는 이곳에서 다 치른다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축제는 없었다. 628년 어부 형제가 바다에서 그물로 건져 올린 관세음보살상을 모시기 위해 건립한 이 절은 아사쿠사 칸논지라고도 하는데, 도쿄의 대표적인 사찰로 24개 지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40∼50명의 승려가 거주한다. 볼 것이 너무 많아 그 중 일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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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소지 경내에 어느 신을 모셔 놓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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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소지 경내에 있는 센소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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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소지로 진입하는 곳의 상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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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소지 본당 앞에 있는 소주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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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소지 경내에 있는 비둘기 노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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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소지 경내에 있는 희극인의 비

 

▲ 그 외 단편적인 풍경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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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대왕 흉상이 보이는 도쿄 한국학교 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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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에노 공원에서 내려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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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에노 공원에서 오다 본 어느 건물의 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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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에노 공원 입구의 표지석

 

▲ 송별회에서 나눈 훈훈한 정(情)

 

 도쿄에서의 마지막 저녁은 송별회로 교외에 있는 김세방 회장 댁에서 가졌다. 우리는 차를 타고 그곳으로 가는 도중 벌써 흘러가 버린 4일 동안의 꿈같은 시간을 회상했다. 비행기로 불과 2시간밖에 안 되는 이곳, 그래 이곳에서 피눈물 나는 고생 끝에 자립하고 나서 이제 멀리 있는 모교와 후배를 위해 이런 행사를 주최했다는 것이 얼마나 뜻 있는 일인가? 돈이 있어도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어 스승의 날 은사(恩師) 한 번 제대로 찾아보지 못한 자신을 꾸짖었다.


 교외로 빠져나가자 우리 나라 어느 농촌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들이 펼쳐졌다. 논마다 이삭을 편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마을 어귀에 곱게 피어있는 백일홍, 칸나, 봉숭아, 코스모스가 곱다. 회장 댁 주변에는 논밭과 시골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이런 곳에서 한 번 살아봤으면 할 정도로 전원 풍경이 안락한 곳이었다. 그간 간혹 '탄화소육(炭火燒肉)'이라 하여 그대로 해석한다면 '숯불에 고기를 구워먹는 집'이라는 집을 보았는데, 회장 댁은 미락정(味樂亭)이라는 그런 고깃집이었다.  


 1층에 자리한 홀에다 식구를 동원하여 우리 음식을 가득 차려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분위기를 내기 위해 한쪽 벽에다 마련해간 현수막을 매단 후 서로를 위로하고 감사를 표하는 양쪽 대표의 인사를 나누고 화기 애애한 술자리를 가졌다. 재학 중 이곳에 와서 졸업을 못한 몇 분에게는 명예졸업장을 전달했으며, 작년에 만든 '제상 50년사'를 나눠드렸다. 어떻게 요리했는지 돼지 내장으로 만든 음식은 하나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 육수에 당면과 야채를 넣어 끓인 음식도 입에 맞아 서로 잔을 들고 돌아다니며 마음껏 정을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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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자 거리 어느 화단에 핀 하와이 무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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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천왕이 사는 고꾜의 바깥 정원에 있는 소나무

 

▲ 나리타공항을 떠나면서

 

 보자마자 이름이 탁 튀어나올 정도로 잘 아는 29회 제자가 나타났다. 얼굴이 하나도 변하지 않은 이 동문은 자매가 다 우리 학교를 나왔고, 남동생은 담임을 했었다.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니까, 자신이 졸업한 지도 이젠 20년이 넘었다면서, 오지 않은 옛 담임 선생님들의 안부를 묻는다. 아는 집에 돈 벌러왔다가 자신이 상고 출신인 것을 알고 회장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취업하게 된 것이 상고 동문회와의 인연이라고 하며 안 해본 일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가는 도중 마쓰리(축제) 하는 지역이 있어 불꽃놀이 때문에 길이 막힐 것을 염려해 서둘러 기념 사진을 찍고 작별을 고했다. 그리고, 오늘이 29일이어서 이 집에서는 반액으로 고기를 파는 이벤트가 있기 때문에 한 달을 기다려온 주민들이 입맛을 다시며 몰려오고 있어 빨리 자리를 내줘야 할 판이었다. 먹다 남은 음식이 너무 많이 남아 29회 송 양더러 싸달라고 해서 돌아와 그것을 안주로 마지막 도쿄의 밤을 보냈다.


 7월 30일. 나리타공항으로 가는 도중,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올라 제주로 오면서 지금까지의 일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나서야 세 번째로 왔던 일본에 대한 인상을 정리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도쿄 연수는 제일동포의 활약상이라든가 일본에서 우리 동포가 갖는 위치 같은 것을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단편적이나마 일본의 교육을 돌아보게 된 것도 수확이었다. 그러나, 제일 귀중하게 얻은 것은 모교와 고향에 대한 인간의 끈끈한 정(情), 우리 인간이 마지막으로 붙들어야 할 희망이었다.


 일본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신 동문들이여!
 그 동안 고마웠습니다.
 부디 마음에 품은 뜻 이루소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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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다이바 오에도 온천 프런트 옆에서 파는 기모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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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별회를 끝내고 식당 앞에서 찍은 합동 사진

 

▲ 다음은 정리되는 대로 '큐슈 여행기'를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