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딸기의 순정[2004. 5. 12.] ♣ 엊그제까지 간드락 마을 담벼락에 하얗게 꽃이 피었더니, 어제 등심붓꽃이나 찍어볼까 하고 숲 속으로 갔다가 빨갛게 익은 장딸기를 보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찍은 뒤에 어떻게 했느냐구요? 그냥 놔둬도 떨어져 썩어버릴까봐 따먹었습니다. 산딸기처럼 당도가 높진 않아도 달콤하고 부드러운.. 디카 일기 2004.05.12
'첫 남성(男性)'과 발음이 같아서 ♧ '천남성(天南星)'은 '첫 남성(男性)'과 발음이 같아서 만날 때마다 우스개를 풀어놓게 된다. 그 생김새의 독특함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이름을 묻게 되는데, 그 때마다 장난기가 발동하여 '첫 남성'의 '첫'에다 액센트를 넣어 발음하면, 아줌마들인 경우 그제서야 무슨 말인지 알아.. 디카 일기 2004.05.09
가는 봄 오는 여름 ♧ 지난 5월 5일은 여름이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하(立夏)였습니다. 마침 어린이날이어서 아이들이 다 커버린 15명의 오름 회원들이 모여 붉은오름과 쳇망오름엘 다녀왔습니다. 고사리도 꺾고 새우난초도 보면서 가는 봄을 즐겼습니다. ♣ 5월 2일에 찍은 금새우난초입니다. 깊숙한 산 속 나무 그늘을 환.. 디카 일기 2004.05.07
실거리꽃 같은 사람 ♣ 실거리나무에 노란 꽃이 피었습니다. 저 꽃을 보면 소설가 오영수 선생님의 단편 '실걸이꽃'을 떠올리게 됩니다. 대학 1학년 때 그 소설을 읽으면서 어쩌면 제주 여인의 숙명 같은 것을 느꼈고, 그 배경이 내가 자란 곳과 이웃해 있으며, 6년간 다닌 학교가 있는 마을이어서 더 끌리기도 하였습니다. .. 디카 일기 2004.05.06
고향 그리고 아카시아 ♧ 아카시아 꽃이 피었더군요. 5월이어서 당연하다고 생각하였는데 아직 초순인 걸 감안하면, 사실 너무 빠른 감이 듭니다. 하지만 향기도 예전이나 다름없이 향긋하고 달콤했습니다. ♧ '아카시아 꽃' 하면 박화목이 쓰고, 김공선이 작곡한 이 노래가 떠오르네요. 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 디카 일기 2004.05.04
자연과 인공 사이 ♧ 지난 수요일은 시험이어서 일찍 퇴근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오름 가기를 즐기는 선생님들이 이런 기회를 그냥 지나칠 리가 없죠. 다섯이서 한 차에 타고 남조로변에 있는 붉은오름에 갔습니다. 아침에 한라산에 눈이 허옇게 덮여 있었기에 높은 오름을 피해 중간쯤 되는 해발 564m 되는 붉은오름을 .. 디카 일기 2004.04.30
철쭉의 계절이[2004. 4. 23.] ♧ 산철쭉으로 시작해서 온갖 철쭉이 피어납니다. 꼭 20년 전 학교를 이곳 월평리로 옮기면서 새로 빼놓은 약 200m에 이르는 진입로 절개지와 길 양쪽에 철쭉을 심어 놓은 것이 이제는 4월부터 6월 장마까지 꽃길을 이룹니다. ♣ 먼저 피는 산철쭉은 대부분 진분홍이지만 여러 가지가 섞여 있는 왜철쭉은.. 디카 일기 2004.04.24
딸기가 익었어요 [2004. 4. 21.] ♣ 출퇴근하는 사잇길에 면한 보리밭에 보리 이삭이 피어 바람이 일 때마다 출렁입니다. 어느 결에 보리 이삭이 핀 걸 보면, 얼마 없어 아카시아 꽃이 피고 꿩이 알을 품을 것입니다. 과거 배고프던 시절 넘기 힘들었던 보릿고개가 생각납니다. ♧ 유채와 갯무가 얼려 꽃을 피우고 나비를 불러들입니다.. 디카 일기 2004.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