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제주어 글

윤동주 '별 헤는 밤'

김창집 2013. 7. 12. 11:58

* 새별오름 들불축제에서

 

♧ 별 헤는 밤 -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중략)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

 

♧ 벨 세는 밤(김창집 역)

 

철이 가불아가는 하늘 우틘

을이 솜박우다

난 아무 걱정도 읏이

을 소곱의 벨을 다 세어짐직우다

 

가심 소곱에 나둘 박아지는 벨을

이제 다 못 세는 건

어뜩 아부난이고,

늴 밤이 이서부난이고,

안직도 나 청춘이 팔팔 따문이우다

 

(중략)

 

주마는 저을이 가곡

나 벨에도 봄이 오문

봉분 우틔 퍼렁 테역이 돋듯

나 일름자 묻은 동산 우틔도

자랑치 풀이 왕상 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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