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제주어 글

곶자왈, 이제 더 읏이대기문 안뒈어예

김창집 2015. 8. 19. 11:28

제주어로 쓰는 산문(13)                                      -계간제주의정소식지 Dream Jeju 21  

 

                               곶자왈, 이제 더 읏이대기문 안뒈어예

 

  우리 지구의 북부기가 아마존이문, 우리 제주섬의 북부기는 곶자왈인 건 잘 알암지예. 과거 환경 오염문제가 대두뒈지 아니 시기에도 곶자왈은 보물창고랏수다. 섬 중산간 우터레가 딱 국영목장이랑 해마다 방에부쪄 놓으문 낭이 귀영, 어떵당 불이 안드는 곶에만 자왈이 얼거지곡 낭이 더러 살아남아십주.

 

  이제ㅌ이 기계화 뒈곡 하간 농기구덜을 상 씨지 아니 땐, 요 도깨아덜 나, 착만 채우젱 여도 곶자왈에 강 윤노리낭을 그챠당 여시난 보물 창고옝 아니 수가 으서십주. 그것만이 아니라, 도치룩에서 구루마 체경지 쓸메 이신 낭 나 봉그젱 문 바로 곶자왈로 아시난.

 

 저실이나 봄 뒈영 용싯일이 꼼 한걸지문 건장 사름덜은 아의덜 월사금이나 보태카 영 곶자왈에 들어강, 메칠 살멍 숫을 궝 두어 가맹이 졍 려올 수 이신디랏고, 해벤에 지들커 읏이문 다 못행 삭다리라도 영 져오는 디도 곶자왈이라시난.

 

                                                               *산양곶자왈공원으로 들어가는 일행들

 

  근래 들엉 지들커 안 때곡, 씨멧낭도 필요 읏곡, 목장에 쉐 안 올령 방에도 안 부쪄 놓으난, 지들커가 가는 디마다 미약미약 썩어감고, 낭덜은 제법 살아남은 대신, 골프장 ㅌ은 것이 들어 앚앙, 누게사 경 허가주는 디사 골프텔, 콘도, 리조트덜이 수도 읏이 들어사멍, 곶자왈이 메와져 감수다.

 

  (사)곶자왈사람들이 내세운 ‘선언문’을 보문, ‘곶자왈은 돌밧 우틔 뿌리린 곳, 가시덤불광 낭덜 따문에 갈아먹지 못단 땅, 곶자왈지대는 경뎅 내분 땅은 아니우다. 무수 생명을 품고이신 생명의 텃밭이자, 제주의 북부기우다. 제주생태계의 최후의 바툼낭이우다. 우리 제주가 진 천혜의 자원이우다.’ 멍 시 가지로 그 가치를 들엄수다.

 

                                                                                  * 산양곶자왈 숲

 

 쳇째, 우리가 곶자왈 지대를 주목는 건 환경부 보호종 천량금을 비롯연 우리나라 양치식물의 80%가 곶자왈에 서식염고,  둘째, 곶자왈은 저슬내낭 상록활엽수림이 푸르고 울창영 극상의 활엽수림지대가 널리 분포뒈영 이시난 생태적 천이연구에 국내 유일 디고,  싯째, 제주가 섬이주마는 물이 부족지 아니 건 곶자왈 지질의 특성상 타 토양광 달리 빗물의 80%를 숨골을 통영 지하수로 침투시켱 저장 수 이신 따문이옝 람수다.

 

 경디도 불구고 곶자왈 지대는 요즘 개발름에 꼼만 문 불려붐직 여서마씀. 들입다 밀어놩 골프장 멘들곡, 놈 안 보는 듸옝 영 채석장 허가내줭 팡팡 사대당 돌 읏어지문 개발곡, 부록부록 씨레기 매립장지 멘들암시난 관이건 주민덜이건 내남읏이 다 직무유기라마씀. 경문 자연생태계 상생광 순환의 원리가 깨져부는 거 아니우꽝. 우리 인간도 자연의 일부난 자연의 질서가 멜싸지문 다 ㅌ이 멸망는 중을 무사 몰람신디 너무 답답우다.

 

                                                                                 *개가시나무

 

 동안 일부 위정자덜이 그자 개발이옝 문 도민덜 다 멕여살릴 것추룩 하간디 외래본 끗어단 얼매나 아억엇수강. 조상덜이 어렵게 물려준 땅을 오고셍이 씨당 후손덜신디 물려주는 것이 오 이 땅의 주인뒌 도레가 아닌가마씀. 저것이 지하수장 짚이 잇어진 디라서 번 파괴뒈민 회복도 아니뒈곡 사름덜만 고생 텝주.

 

  질게 보문 관광의 성패여부가 외지자본 끌어들영 골프장광 카지노 호텔을 하영 짓는 디 신게 아니라, 자연을 깨깻이 보전는 디 신 거난 우리 제주의 미래는 곶자왈 직는 것부터 출발하여사 니다. 이제지 엇어져분 건 어떵 못여도, 남앙 이신 거만이라도 잘 보존여사 쿠다.

 

                                                                                       *된장풀

 

  우리가 정성들연 2007년에 출범 곶자왈공유화재단에선 개인이 졍 이신 곶자왈 66㎢의 10%인 6.6㎢를 2016년장 기금을 모앙 사든가 기증 받앙 공유화는 운동을 벌염신디, 2011년과 2012년에 체얌으로 교래리 인근 ‘조천-함덕 곶자왈지대’ 13만2천496㎡를 사고, 이번 6월에도 21억710만원을 들연 성산읍 수산리 곶자왈 34만8천281㎡를 삿젱 말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읏수다.

 

  경나 정나 앞으론 도의회에서도 신경 꼼 쎠야 쿠다. 그 동안은 일부 의원덜이 ‘나 몰라라’ 거나 오히려 도에서 는 일에 손을 들러 줫주마는 지역대표로서의 사멩감이 무신거고, 어떤 것이 말로 제주를 위는 일인가 ㄹ피멍 초심(初心)도 잃지 말곡 초 기십도 잃지 말앙 꼭 곶자왈을 직여줍서.

 

                                                                                       *가는쇠고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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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기 : 허파. 폐장. 부아.

*방에부찌다 : 묵은 잡초나 잡목을 태워 없애고 새로 싱싱한 풀을 얻으려고 들에 불을 붙이다.

*게 : 멍에에서 목 아래까지 걸어 고정시켜는 두 가닥의 나무.

*구루마 : ‘수레’의 일본어 표기.

*체경 : 연자매 틀에 끼워 잡아돌리는 나무, 또는 수레의 앞쪽으로 양 옆에 댄 긴나무.

*한걸다 : 한가하다. 힘들지 않다.

*바툼낭 : 버팀목.

*저슬내낭 : 겨우내.

*부록부록 : 기회를 보아가며 머리를 써서 잘 적응해 가는 꼴.

*오고셍이 : 물건이 상하거나 수가 줄어지거나 하지 않고 본디 그대로 고스란히 있는 꼴.

*기십 : 어떤 경우에도 두려워하거나 주저하지 않고 덤비는 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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