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제주어 글

‘지슬’ 영화 봅디강

김창집 2013. 11. 30. 00:41

 

  

                    * 제주 의정소식지 'Dream Jeju 21' 2013년 봄호 게재 - 꽃은 '용담'

 

 유네스코 자연과학 분야 3관왕, 세계 7대 자연 경관, 그디다 세계환경수도장 꿈꿤시난 우리 제주 자연은 세상 읏인 보물인 것 닮수다. 경디 이제사 보난, 우린 너미 자연을 안 살렴을 살지 아니염신가 는 생각이 들엄수다. 우리 섬 사름덜신디 얼매나 도웸이 뒈염신딘 몰라도, 드러 관광객 불러들이곡, 골프장 허가 내여주곡, 곶자왈 멜랑 사업 유치곡, 만날천날 지하수 펑 아먹곡….

 

 경고 질이 하도 잘 나 놓으난 문 자연을 만나지는디, 그 따문에 오소록 딘 차로 실어당 데껴분 씨레기장이 뒈염곡, 가건물이렝 영 이디저디 들어사 놓으난 중산간 우터레도 이상 거 하영 봐져마씀. 그자 웨지[外地] 본 유치사업이엥 문 주우릇 드러 받앙 시작만 영 설러부는 디도 싯젠 영게, 이거 분히 검토지 못카마씀? 이 사름덜이 혹 문 땅장실 는 건 아닌가? 그걸 유치문 장래성으로 봥 우리 섬에 얼매나 이익이 뒐 건고? 끝에 강 돌라불지도 앗아불지도 못게 애물단지가 뒈는 건 아니카?

 

 

* 살렴 : 살림.  * 오소록다 : 위치가 좀 깊숙해서 드러나지 않으면서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이 있다.

 

 

 세계를 돌아 보문 진짜 중요곡 좋은 디가 하마씀. 단순 비교영은 안뒈주마는 미국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이나 그랜드캐년광 하와이 화산공원, 피 중국만여도 태산(泰山), 황산(黃山)치 큰큰 산덜, 무릉원(武陵源)광 구채구(九寨溝)치 유멩 세계자연유산은 세계7대 자연경관에 들어가지 아니 여도 엄청나게 사름덜이 몰려들엄수게. 왕 방 강 놈의 입에서 좋덴 소리가 나와사주, 아명 광고 차원이라도 돈 들이멍 자화자찬(自畵自讚)는 건 좀 경지 아니우까? 

 

 봄이 뒈여시매 번 산더레 나가봅서. 우리가 경 자랑아먹은 땅덜은 어떵 뒈염신고  살펴봅서. ‘우리가 대움 동안 너미 벤질 뒈여분 건 아닌가? 할락산은 개날날 읏이 너미 하영 라부난 헐어불진 아니염신가? 이 고질벵을 고찌젠 문 어떵문 좋을 건고? 휴식년제 말앙은 대안이 읏인가? 오름광 목장, 올레레 분산시키젠 문 어떵 여사 건고?’ 디 고민도 여 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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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 자세히.  

* 대움다 : 관심은 있으면서도 그에 따른 노력은 기울이지 아니하다. 방심하다.

 

 

 ‘지슬’ 영화 봅디가? 요즘 4월 들멍 삼 65주기가 뒈연, 라 가지 행사를 염수다마는, 넘은 해 세계에 4.3을 알리운 ‘지슬’ 영화도 돌렴수다. 아이덜 번 강 봐사 주, 그냥 넘어가문 제주 사름의 도리가 아니라마씀. 저게 어디가 아까완 상을 줘신고? 감독은 우리안티 무신 걸 전젠 이 영활 멩글아신고? 라 가지 제약 따문에 4.3을 딱 담지 못연 아쉽주마는 우리안티 앞으로 살아갈 질을 아준 것 닮수다.  

 

 자연이엔 도[限度]가 셩 번 판나 불문 회복기도 어렵곡 오래 걸리주마는 역사나 전통문화엔 건 씨문 씰수록 빈직빈직여졍 이녁신디 맞곡 빛나는 법이난, 연유산만 아먹을 것이 아니고, 독특 우리 문화유산도 이용문 일자리도 나오곡 돈도 벌 궁리가 생기지 아니카마씀. 영화 ‘쥬라기공원’ 펜이 보통 동차 160만대, ‘아바타’ 펜은 소나타 300만대 수출영 버는 돈광 비젓 난 구미 기는 일이 아닌가마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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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나다 : 일이 잘못 되게 끝나다. 못쓰게 되다. 고장이 나다.

* 빈직빈직다 : 바닥이 반들반들하여 빛이 반사되다.

*지그뭇다 : 검질기다. 잔인하다.

 

 

 4.3은 시상 유래 읏인 비극의 역사엔 는디, 지그뭇 말이긴 주마는 말 마디 못고 원통하게 죽어간 분들이 연을 배우덜의 입을 통영 시원게 털어놓으문 영령들의 신원(伸寃)도 뒈곡, 그게 츰 사름덜의 가심을 파고 들엉 분이 풀려가멍 화해와 상생으로 나가는 질을 딱을 게 아닌가마씀. 좋은 역사든 나쁜 역사든 그건 체험 거나 가지난 얼매든지 예술 창작의 소재나 주제가 뒐 수 셔마씀.

 

 경 생각문 역사만 예술의 소재가 뒈는 건 아닙주. 1만8천신이 등장는 제주신화영 하간 엿말덜을 지문 영화쯤은 도끝도읏이 멩급주. 경고 이번에 주연덜이 제주말로 는 거 들으난 좋지 아닙디가? 읏어져 가는 제주말을 살리는 질이 로 읏어마씀. 미진 제주신화를 졍 곱닥 제주땅에서 제주어를 쓰멍 찍은 영화가 세계 영화관에서 연일 흥행기록을 아치우는 꿈을 꿔 봅주. 택도 읏어마씀? 무사 싸이가 저 정도 뒐 건 짐작이나 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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