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제주어 글

양전형의 '복수초'

김창집 2016. 1. 31. 11:31

 

♧ 복수초 - 양전형

 

비크레기 바위 트멍

누게 경 그려왐신디사

누겔 경 지드렴신디사

죽건 죽젠

설한풍이 주곡 라도

골착 베 달래멍

손덜 꽉 심언 곱아선게

 

가이덜 이젠 죽어실로구나

 

봄벳이 츰내

바위 트멍을 아들엇네

가이덜 베도 볼록헤지고

눈덜토 곱닥게 베르싸졋네

아, 그려움광 지드림도

밥이 뒈는 거로구나

 

 

♧ 복수초

 

비탈진 바위 틈

누굴 그렇게 그리워하는지

누굴 그렇게 기다리는지

죽을 각오로

설한풍이 할퀴고 밟아도

곯은 배 달래며

손들 꼭 잡고 숨어있더니

 

그 애들 이제 죽었겠구나 할 즈음

 

봄볕이 마침내

바위틈을 찾아들었네

그 애들 배도 볼록해지고

눈들도 곱게 트였네

아, 그리움과 기다림도

밥이 되는 거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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