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진달래 핀다더니
김해공항에서 남해 섬에 가는 동안에
곳곳에 피어 우릴 맞았다.
제주섬의 풍경과는 다른 모습이다.
금산에 오르는 길에도
남해 편백휴양림에도
어김없이 피어 있었다.
진달래는 우리 민족의 정서를
많이 담고 있는 꽃으로
유년시절 추억의 실마리를 풀어준다는데,
이번 여행은 제 때에
제대로 핀 진달래를 볼 수 있어 행복했다.
♧ 진달래 - 홍해리
안아 주세요
안아 주세요.
산마루에서
아지랑이 일고,
풀잎 돋아나는
따뜻한 가슴마다,
피 흐르는
피 흐르는
물소리 돋고,
벌겋게 열이 오른
산이 날아오른다
♧ 진달래꽃 - 오세영
입술은 타고
몸은 떨리고
땀에 혼곤히 젖은 이마,
기다림도 지치면
병이 되는가,
몸살 앓는 봄밤은 길기만 하다.
기진타가 문득 정신이 들면
먼 산 계곡의 눈 녹는 소리,
스무 살 처녀는 귀가 여린데
어지러워라
눈부신 이 아침의 봄멀미.
밤새 地熱에 들뜬 山은
지천으로
열꽃을 피우고 있다.
진달래.
♧ 먼 산 진달래 - 김시천
속 깊은 그리움일수록
간절합니다
봄날 먼 산 진달래
보고 와서는
먼 데 있어 자주 만날 수 없는
벗들을 생각합니다
그들이 내게 와서
봄꽃이 되는 것처럼
나도 그들에게 작은 그리움으로 흘러가
봄꽃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끼리 함께 어울려
그만그만한 그리움으로
꽃동산 이루면 참 좋겠습니다
♧ 진달래꽃 - 곽재구
지고 또 지고 그래도 남은 슬픔이 다 지지 못한 그날에
당신이 처음 약속하셨듯이 진달래꽃이 피었습니다.
산이거나 강이거나 죽음이거나 속삭임이거나
우리들의 부끄러움이 널린 땅이면
그 어디에고 당신의 뜨거운 숨결이 타올랐습니다.
♧ 진달래 1 - 류종호
꽃이 피기는 아직 멀어도
꽃이 피기는 아직 더뎌도
이 땅은
한 번씩 묵은 분노 토하는
서슬찬 거부의 붉은 생채기
아프게 아프게 내뱉는
그런 날 꼭 있습니다
민둥산에 황토산에 있습니다.
♧ 진달래 - 권경업
어느 산사람
젊은 제 영혼 지고 넘던
하얀 능선
여린 가지 끝에
맺혔던 얼음꽃의
싸한 아픔이
이제사 붉은 울음
알몸으로 터트리는
진달래는 겨울꽃
♧ 진달래 - 양전형
다시는 나를 부르지 마라
내 맘 속 천 리 먼 길
사랑의 티가 박힌 늑간살을 지나
어질증 폭발처럼 흐드러지게
알몸 도발을 다시 해야 하느니
나를 부르지 마라 피지 않겠다
어디 한 번
눈물 괴이도록 열매 하나쯤
벅차게 달려준 적 있었는가
헤픈 늦삼월
고요만 무성한 허기진 숲속
제발 내 이름 부르지 말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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