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국내 나들이

마이산 탑사의 돌탑들

김창집 2016. 7. 19. 18:59


지난 712일 화요일.

우리 동창 일행은 마이산 북쪽에서 출발,

암마이봉과 숫마이봉 사이를 걸어 남쪽으로 내려오다

탑사에 들렀다.

 

마이산(馬耳山) 탑사(塔寺)

전라북도 기념물 제35

전북 진안군 마령면 동촌리 마이산의 남쪽 사면에 자리해 있으며,

1800년대 후반 이갑용 처사가 혼자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이산 탑사의 탑들은 80여 개의 돌탑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탑의 형태는 일자형과 원뿔형이고 다양한 크기를 보인다.

대웅전 뒤의 천지탑 한 쌍이 가장 크며,

어른 키의 약 3배 정도 높이이다.

 

이 돌탑들은 이갑용 처사가 낮에 돌을 모으고

밤에 탑을 쌓은 걸로 알려져 있는데,

100년이 넘도록 아무리 거센 강풍이 불어도

무너지지 않았다고 한다.

 

주탑인 천지탑은 부부탑으로 2기로

높이 13.5m, 남북으로 축조되어 있다.

팔진법의 배열에 의하여 쌓았다고 전해지며,

당초에는 120기 정도가 쌓았으나 지금은 80여기가 남아있다.

                                           ('다음백과' 참조)

 

 

마이산 - 제산 김대식

 

말의 귀를 닮아 마이산

두 봉우리 쫑긋 치켜세우고

허허벌판에 솟아있다.

 

누가 이렇게 콘크리트를 쏟아 부어

산을 만들었을까.

 

옛날 옛적 하늘에서

하늘궁전 짖다가

남은 레미콘

이곳에다 몰래 들어부어

산하나 생겨났대.

 

레미콘 몰래 버린 하늘의 건축사

벌 받아 인간이 되었다나.

너는 평생을 속죄하며 살라는 엄명 받고

마이산에 돌탑을 쌓고 쌓아

하늘의 궁전처럼 아름답게 꾸며놓고

기도하며 살다가 죄 사함 받고

천국 갔다나.

 

그래도 그 사람 살면서

그것이 전생의 업인 줄 모르고 살았나 봐

그저 돌탑 쌓는 것이 즐거움이고

자신이 꼭 남겨야 할 예술인 줄 알았나 봐

그러기에

그렇게 정성들여 쌓았겠지.

 

 

 

 

마이산 돌탑 - 박태강


큰 돌 작은 돌 조약돌까지

서로 몸 부딪혀 의지하며

수많은 염원을 담아 쌓은 탑

 

그 모양 삼각뿔 같고

갓 자란 처녀 젖봉우리처럼

풋냄새 풍기는 염원들

 

무슨 연유로 이렇게 많은 돌로

만들었을까?

탑 아니 무량공덕을

 

허부적한 코끼리 등치 밑에

날렵한 탑

신기에 찬 무량 자비여 !

     

 

  


마이산 돌탑 - 김미숙(salvia)


하늘 한 귀퉁이 소중히

우러르고 섰다

 

골짜기 가득 메운 알몸

알몸들

 

꽃 한 송이 피지 않아도

산 깊어 더 뚜렷한

계절 앞에서

 

그믐밤

그 어둠 속에서도

가끔씩 살아 있음을 확인하듯이

서로 몸 부비고 섰다

      

 

 

겨울 마이산에서 - 강현옥

 

천연 물질로 서 있는 너는

외로워서 둘이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의

경계에서 마주보고 서 있다

계단을 따라 오르는 사람들 저마다

가슴에 봄 길을 열고 있다

지금 나는

봄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간다

다리가 저리고 몸이 얼어붙은

위험스런 길에서

속도를 조절하지 못한 것은

줄지어 나를 끌고 가는 사람과

줄지어 나를 밀고 오는 사람들 때문이다

일상의 잡초들만 키워 오던 나 사리탑 뒤로 올라

가장 복받치던 시간이

멍하니 서 있다가 살며시 기어 나와

등산길 금지 된 기기묘묘한

바위산을 걸어 다닌다

나는 나풀거리는 말의 귓속에

내 무거운 보퉁이 하나

넣어 놓고 도망쳐 왔다

 

 

 

 

마이산 · 2 - 정재영(小石)


곱티제 넘어 종일토록 걸어와

향촛불 닳도록 천년을 새운 기도

 

세워놓은 돌탑만큼이나

속뜻이 많아서 일까

 

분변토 세상에서

귀머거리가 되어서 일까

 

하늘소리 들으려다

굳어진 두 귀.

     

 

마이산(馬耳山) - 박금숙

 

촉각을 곤두세운

두 귀는

하늘로 솟았어라

 

천상의 소리 모아

이승의 시름 덜어주고자

한 점 흐트러짐 없는

당당한 기품

 

경건한 풍경 속에

은은한 목탁소리

끊이지 않아

나무들도 가부좌를 한 듯

엄숙한 자태로다

 

억겁의 세월

모진 풍파 견뎌온

돌탑들 사이사이

굳건한 역사가 흐르고

소박한 꿈 쌓아올린

우리네 정성 지극하여

구름도 짐짓 비켜가는

신비의 馬耳山.


천수경 - 삼보사(三寶寺)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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