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심
아무것도 아니여
씰 그차지듯
톡 민 메기독닥
아멩 붙이젱 여 보라 뒈느냐
붙은 때 잘 곡 손도 하영 페우라
잘도 질긴 거여
끈차 불젱 멧 날 굶곡
숨 쉬지 말젱
숨아 보라 뒈느냐
몸뗑이가 말을 안 듣나
목심, 번 토골락 민 메기주마는
이녁 목심 이녁 거난
잘 가냥 곡
잘 리씰멍
쓸메 싯게 져뎅기라
♧ 목숨
아무것도 아니여
실 끊어지듯
톡 하면 끝
아무리 붙이려 해 봐라 되느냐
붙은 때 잘 하고 손도 많이 펴라
아주 질긴 거여
끊어 버리려 몇 날 굶고
숨 안 쉬려고
숨참아 봐라 되느냐
몸뚱이가 말을 안 듣는다
목숨, 한 번 톡 떨어지면 그만이지만
자기 목숨 자기 거니
잘 간직하고
잘 쓰다듬으며
쓸모 있게 가져 다녀라
*양전형 제주어시집 ‘게무로사 못 살리카’(도서출판 다층, 2015)에서
-사진 : 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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