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제주어 글

양전형의 시 '목심'

김창집 2016. 9. 11. 16:53


목심

 

아무것도 아니여

씰 그차지듯

민 메기독닥

아멩 붙이젱 여 보라 뒈느냐

붙은 때 잘 곡 손도 하영 페우라

 

잘도 질긴 거여

끈차 불젱 멧 날 굶곡

숨 쉬지 말젱

아 보라 뒈느냐

몸뗑이가 말을 안 듣나

 

목심 번 토골락 민 메기주마는

이녁 목심 이녁 거난

잘 가냥

리씰멍

쓸메 싯게 져뎅기라



목숨

 

아무것도 아니여

실 끊어지듯

톡 하면 끝

아무리 붙이려 해 봐라 되느냐

붙은 때 잘 하고 손도 많이 펴라

 

아주 질긴 거여

끊어 버리려 몇 날 굶고

숨 안 쉬려고

숨참아 봐라 되느냐

몸뚱이가 말을 안 듣는다

 

목숨, 한 번 톡 떨어지면 그만이지만

자기 목숨 자기 거니

잘 간직하고

잘 쓰다듬으며

쓸모 있게 가져 다녀라

 

        *양전형 제주어시집 게무로사 못 살리카’(도서출판 다층, 2015)에서

                         -사진 : 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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