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국내 나들이

동창들과 함께 하는 백제권 여행

김창집 2019. 6. 17. 23:14


칠순의 중학교 동창들을 데불고

백제권 여행 다녀 올랍니다.

 

숱하게 다녀온 곳이지만

동창들과 가는 여행은 다를 겁니다.

 

작년에는 강원도 쪽으로 갔고

벌써 몇 번째입니다.

 

가서 추억도 즐기고

걸어온 인생길 공유하며

술 몇 잔 마시고 올랍니다.


* 시간 때문에 사진은 못 맞췄습니다.

   죄송합니다.

    

 

 

여행 일정

 

1: 6/18() 08:40 대한항공편 광주도착 공주로 이동

송산리고분군 - 무령왕릉 - 공산성 - 송산곰나루 - 계룡산 갑사

2: 6/19() 논산지역

대둔산 케이블카(오전) - 관촉사 은진미륵 - 옥녀봉과 금강

3: 6/20() 부여지역

부소산 낙화암 - 백마강 유람선 - 정림사지5층석탑 - 궁남지

* 오후 17:25 광주공항 출발 - 18:15 제주공항 도착 해산

    

 

 

백제의 미소 - 김영천 

 

  정림사지 가는 길이 아니고도 부여는 곳곳마다 능소화가 햇살처럼 쏟아져 내렸다 흐린 하늘조차 때론 환하게 빛났다 어젯밤 내린 비와 바람과 자귀꽃의 흔적들이 유물처럼 흩어진 길을 따라가면 백제인들의 순한 웃음이 허리 굽은 언덕마다 잔잔히 흘러 내렸다 찬랑한 영화는 다 어디에 묻고 유민들의 애잔한 미소만 도처에 남기시었는가 언덕배기 붉게 드러난 상처마다 문득 깨달은 아픔처럼 더러 우우, 함성이 들려오거나 옛 유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라 하지만 궁남지께나 겨우 남은 소동요 가락에는 우리는 누구나 조금씩 이유 모를 슬픔에 잠겼다 침체와 한과 망각의 천 년 고도에 이제는 잊은 듯 흐린 하늘에서 다시 비가 내리고 어둠 속에 단호히 제 모습을 감추었던 낙화암이 서먹거리며 나타나는 아래로 의자의 백마강이 게으르게 흐르는데 어미의 애절한 사랑처럼 순하게 엎딘 산 구릉마다 그 가슴 깊이에는 미소 띤 관음이나 돌미륵들을 품었을까 부여는 그런 얼척없는, 참 슬픈, 아아 애통한 관음의 미소가 천지이었다

    

 

 

百濟人백제인의 미소 - 문효치


선화여

계룡산 아래

맑은 금강을 보며

웃으시던 그 웃음은

사라지지 않았군요.

 

뜨거운 햇빛에

이슬이 스러지듯

천년의 세월 속에

이미 사라져버린 줄 알았는데,

 

그 무명베 옷

주름주름 흘러내리던 웃음은

 

개망초 꽃잎에도

씀바귀 풀잎에도

그냥 쓸쓸히 피어서 남아 있군요.

 

계룡산 피리새 울음 속에도

금강 물새의 춤사위 갈피에도

 

님이여

그대의 웃음은 남아 있군요.

 


부소산성(扶蘇山城) - 소산 문재학

 

백제의 사직이 무너지던 날

비탄(悲嘆)의 먹구름이

부소산성을 얼마나 휘감아 돌았을까

 

기나긴 세월 속에 녹아있는

유구(悠久)한 문화유적. 그 흔적들

나그네 발길을 숙연하게 붙잡는다.

 

삼천궁녀의 원혼서린

낙화암 그림자

유유히 흐르는 백마강 따라

피맺힌 아우성으로 물들이고

 

그 넋을 기리는 고란사(皐蘭寺)

신비한 약수터. 호기심의 발길

기묘(奇妙)한 전설의 바위

조룡대(釣龍臺)로 이른다.

 

구름같이 흘러간 그 옛날

백제역사의 향기들이

가슴 뭉클하게 젖어드는 구나

천삼백 여년이 지난 지금도   


    

 


백마강 - 김윤자

 

강빛이 푸르른 것은

수심이 깊어서가 아닙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닿을 수 없을 만큼 장대한 것은

목숨이 길어서가 아닙니다

망국의 진혼곡이

산하의 풀뿌리까지 흔들어도

옹골찬 기개로 영혼을 다스리며

백제의 마지막 자존을 지켜야 하는

숙명을 안고

끈질긴 집념으로 살아온 까닭입니다

아린 시간이 지나가고

세인의 걸음이

유람선 위에서 흥겨워도

함께 웃을 수 없는 것은

밑바닥에서부터 키워온 충절의 기둥

요동침 없이 붙들어야 하는

불멸의 고요 때문입니다 


   

왕궁 오층석탑 - 정군수

 

돌이어라

모두가 묻혀버린 왕궁 성터

말발굽 몰아가던 저 함성들

짓밟힌 기왓장 흙이 되고

무너진 성터에 구절초 흐드러져도

비단옷 입고 다시 찾아올 사람

그 날을 기다리노니

두드려도 흔들어도

말하지 않는 역사

너는 백제인의 마음이어라

 

탑이어라

네 머리위로 천 년의 하늘이 흐르고

비바람 천둥이 치고

흥망성쇠 덧없음이 폐허를 덮어도

세월에 우뚝 서서 가슴만 남아

이 땅과 함께 살아온 너

미륵산의 해 다시 뜬다 해도

소슬한 어깨 하늘에 두고

구름 한 자락도 벗어버린

너는 백제인의 얼굴이어라     


 


  

갑사 - 심억수

 

일주문 지나다 있는 저 소나무

백년도 넘게 참선 중이다

그 옆에 웅크려 있는 바위는 또

천년도 더 넘게 묵언 중이다

지나가던 바람이 대신

찰랑이는 또랑물에 목을 축이고는

그 옆 은사시 나뭇잎을 마구 흔들어대며

도대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한다

알고 보면 그 말도 사실은

말로 하는 참선이고 묵언이다

백년도 넘게

천년도 더 넘게

    

 

  

초록빛 - 백우선

   -무령왕릉

 

 12월과 1월에 걸친 나들이였다. 살아서 들어가 본 무덤, 왕릉 속엔 왕의

뼈마저도 보이지 않았다. 불을 밝히는 초가 그 불의 빛을 따라 남김없이

길을 뜨듯 빛의 길을 떠나갔을 것이다. 더구나, 마지막 처소라는 무덤 속이

온통 뿌리투성이였다니, 뿌리를 타고 올라 무성한 숲이나 풀덤불의 초록빛이

되었음에 틀림없다. 사진 속의 금부치며, 청동에도 그 빛뿌리의 입술자국이

역력했다.

 

  무덤은 빛의 길이나 문을 둔 방이요, 집일 것이다. 이 밝고 따스한 빛의

햇살 속에서 한겨울을 뚫고 오르는 춘란의 꽃대를 바라본다. 끊임없이 피어

오르는 불의 빛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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