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 기도
소한 대한에도
북녘 땅, 꽁꽁 얼지 않기를
새별오름 들불이여
저들에게도 따뜻한 날이 오기를
---
♧ 솔라니
오일장 댕기당 봐신디
메께라 게무로사
고장이우까 고라줍서
무사마씨 고장 닮안 곱들락호니
게문 조끄드레 왕 봅서게
(표준어 역)
오일장 다니다 보았는데
어마나 설마
꽃입니까 말씀해 주세요
왜 그러세요 꽃같이 곱상스러우니
그러면 가까이 와 보세요
---
♧ 뻔지리 예비군
바람과 공기 받기 하다가
편들어주는 올래꾼도 없어 심심해지면
수평선과 공중제비 줄넘기
여. 유. 만. 만. 강심장 오징어
---
♧ 새해 생각
겨울 햇살 속 바닷바람 맞으며
계절을 당겨온 곳
주목 받기 위해서는
유채처럼 뻔뻔해지거나
철이 덜 들어도 당당해질 것
---
♧ 시절 잘못 만났으니
실컷 키워 놓은 무청은
제 갈 길로 가버리고
참 나 원
내 다시는
세상의 무가 되나 봐라
---
♧ 편자 가는 날
네 다리 얌전히 맡깁니다
장제사님 오실 날만 기다렸어요
뒤꿈치가 달아서 혼났거든요
새 신발 맞춰주면
마구마구 업어 드릴게요
*장한라 디카시집 『딴지를 걸고 싶은 고백』 (도서출판 시와 실천, 2020)에서
---
*주 : 사진 원본을 구하지 못해 스캔하는 과정에서 사진이 시원치 않으며, 편집 형태도 조금 달라졌음을 이해해 주십시오. (시집에는 한글,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나와 있음)
'문학의 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해리 시집 '정곡론'의 시들(3) (0) | 2021.09.28 |
---|---|
남대희 시집 '나무의 속도'의 시(2) (0) | 2021.09.25 |
정군칠 시 '광명사의 새벽' 외 4편 (0) | 2021.09.22 |
홍해리 시집 '정곡론'의 시들(2) (0) | 2021.09.20 |
월간 '우리詩' 9월호의 시들(3) (0) | 2021.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