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문학의 향기

정드리문학 제10집 '바람의 씨앗'의 시조(2)

김창집 2022. 6. 30. 06:33

 

구름이 하늘더러 안창흡

 

진실로

진실로

구름이고

싶었다

 

무념무상

자유자재

한라산

구름이고자

 

구세사

풀어내듯이

하늘에 뜬

십자가

 

 

 

너란 봄 - 이명숙

 

 

사랑을 입에 달고 살기 어디 쉬운가

 

웃음을 입술 끝에 두기 어디 쉬운가

 

겨우내 졸인 눈물로 피워야 할 꽃인 걸

 

 

 

묘미 - 김양희

 

나로 살고 있을까

역할로 사는 걸까

 

결명자 애를 녹여 명주에 물들이며

 

다 좋다

바라던 색이어도

의외의 색이어도

 

 

 

섬에서 섬을 보다 - 오창래

 

삐딱하게 돌아앉은 저 섬 여서도를 보라

그곳에선 몇 가구의 생활 터전인지 몰라

동경심 떠 흐르는 섬 탐방기회 있을까

 

이와 같이 맑은 날에 더 가까이 보일 때는

망설임만 하지 말고 저 섬 한 번 찾았으면

그때다, 갈매기 하나 솟구치며 손짓하고

 

로프쯤 동여맨 후 당겨볼 순 없을까

조금씩 더 조금씩 손닿을 듯 다가앉는

오늘은 이쯤에 두고 바라보면 좋겠다

 

 

 

엉거주춤 노거수 - 고해자

    -팽나무

 

아랫동네 옛 골목길 조금만 돌아들면

이끼 낀 돌담 근처 가빠지는 들숨날숨

삼거리 이정표처럼 약속인양 지킨 터

 

맴돌듯 앉은 자리 동네의 쉼팡으로

왼팔도 내어주고 오른팔도 다 내줬듯

젊은 날 주마등처럼 스쳐가듯 아닌 듯

 

묵묵히 숙제하듯 한 세월 헤다헤다 어디서 놓쳤는지 나이마저 묻지마라

가만히 눈빛 맞추자 굽어보다 되묻네

 

 

                       *정드리문학 제10바람의 씨앗(황금알, 2022)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