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시선] 경기시조시인협회 편
♧ 아버지 – 권명곡
오일장 다녀올 때 사오시던 생태 한 손
무 넣어 끓여먹던 시원한 명태찌개
막걸리 한 잔 술에서 들려주신 시조가락
육 남매 등짐 지고 한 세상 농사일에
막걸리 한 잔 술로 지친 몸 달래주던
거나히 취하신 채로 잠드셨던 아버지
옛날 맛 그리워라 시원한 동태찌개
막걸리 한 잔 술에 아버지 추억하며
그리움 취해보려네 술잔을 채워놓고
♧ 천제연 3단 폭포 – 김동석
천제연 천국 가고 그 아래 폭포수다
1 폭포 바위틈서 폭포수 작다만은
담수는
커다란 소를
이루어서 웅장하다
2 폭포 이곳저곳 여러 개 폭포수가
수문을 열어 놓듯 콸콸콸 내려 뽑아
여행객
묵은 병들이
씻은 듯이 달아나네
3 폭포 갑판 길로 내려가 바라보는
수림과 절벽 속에 솟구친 미련들이
후련한
제주 여행을
새롭게 느껴 본다
♧ 호위무사護衛武士 – 김성호
갈기 털 곧추세운
영악한 발바리는
손님이 찾아오니 사납게 짖어대며
문지기
호위무사를 방불케 하는구나
주인장 완력 아래
매어진 발바리는
방문한 손님에게 난폭한 호위무사
권세에
길들여져서 빡세게도 나가네.
♧ 한라산 길 – 김진대
눈길 위의 눈길이 스크럼을 짜고 있다
등산화가 지나간다 그래 밟고 밟아라
그래도 부둥켜안아 버텨내는 눈 위로
운동화가 지나가니 어깨를 더 밀착한다
구둣발이 뛰어가니 온몸이 흔들린다
그래도 정상에 올라 제주시를 바라보고
눈이 시려 내려오려고 발길을 돌렸다
피하러 돌아간 눈길도 눈밭이다
올라간 내 눈높이는 그만큼씩 내려오고
미끄러진 마음은 다시 기어 올라간다
어승생 주차장에 기다리는 관광버스
길들이 만난 눈길이 길들을 싣는다
♧ 제주 일출봉 – 김태선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 이르던
시인은 어디가고 혼자 뜨는 저 태양
파도에 온몸을 씻고 그대 앞에 오른다
*제주시조시인협회 간 『제주시조』 2022 제31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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