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해외 나들이

아르메니아 가르니 주상절리

김창집 2023. 4. 27. 08:13

 

 

416일 일요일 맑음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동쪽으로 약 23km 거리에 가르니 주상절리(柱狀節理)가 위치해 있다. ‘주상절리라면 마그마의 냉각과 응고에 따른 부피 수축에 의해 생기는 다각형 기둥 모양의 금을 말하는데, 이곳의 주상절리는 생성연대나 그 현상을 추측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흔히 돌의 교향곡으로 불리는 일련의 주상절리는 아자트 강을 따라서 길게 펼쳐져 있다. 마을에서 4륜구동 차를 갈아타고 입구에 이르러, 계곡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그 위용과 규모에 할 말을 잊는다.

 

 

 

 

  냇물에 의해 천천히 드러났을지 모르겠지만 아래쪽으로 이어지는 주상절리는 겉으로 드러난 모양이나 형태가 신의 솜씨라고나 할까?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흉내 내지 못할 정도로 아름답다. 더욱이 나무와 냇물이 어울려지며 장엄함까지 갖추었다.

 

 

 

 

  물론 가보지 못하고 영상으로만 보았지만 아이슬란드의 그것과 비교해도 그 규모가 몇 배는 되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서귀포의 중문 대포해안과 예례동 해안, 그리고 경주와 한탄강의 주상절리가 이름났지만, 이곳에서 느끼는 자연의 위대함은 그 모든 것을 초월한다고나 할까? 어떻든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무한한 희열을 맛본 것이다.

 

 

 

 

주상절리 김종제

 

 

돌기둥이 결코 아니다

저 밑바닥의 화구火口에서

불로 솟아올랐던 마음이

얼음과 부딪혀 찰라에 식어서

벽을 뚫지 못하고

그대로 쇠처럼 굳어진 것이다

두 번 다시 부러지지 않을 것이니

별리로 가슴 아픈 이라면

한 번쯤 탐내고 싶은

마음 얻을 육모 방망이다

물 속에 뿌리박힌 심이다

단단한 중심이다

당신을 여기 서귀포 중문의

지삿개 석벽까지 오게 한 것은

저것이 내가 가진 마음이라고

불길을 이겨내고 허리 우뚝 새운 것이

꽃대궁 같지 않냐고

단지 한 사람만

두 발 딛고 설 수 있는 섬 같아서

의심하지 말고

내 마음의 머리 위에 올라서라

그곳에도 꽃이 피고

새 날아와 앉아 있는 것을

부정하지 말아라

생은 가파르고 마음은 깎아지른듯

해서 절벽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물을 딛고 선

저 뜻이 너무 애틋하지 않는가

풍화로 칼날의 마음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