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포 속으로 1 – 안창흡
-화가 강요배 선생의 畫題에 부쳐
쾅
쾅
쾅
내리친다
다시 보니
솟구친다
저
폭포수
탄식인가
해탈에 든
희열인가
물 미르
하늘 오르고
심연으로
뿌리박히네
♧ 산방산 – 고해자
세간에 오름 붐이 일기도 아주 전쯤
저 자락 틈새 사이 오르고 내리던 중
그 길목 아킬레스건 길조차도 불호령
널따란 바다 향해 시선 다 빼앗긴 채
기슭이 험난함에 사람조차 접근 막고
산남의 수문장처럼 다가서도 못하네
희미한 쪽길 내듯 오르고 내려오다
납작한 편무암들 급경사로 위험신호
올올이 시간만 쌓는 저 외로운 산방산
♧ 소원 – 윤행순
수산봉 떡구름이 유원지에 내려왔다
오래전 외과수술 받은 외삼촌처럼
한 번만
살려달라고 말도 못한
저 곰솔
♧ 송강 은배 - 양시연
배고픈 건 참아도
술을 어찌 참을까
세상에 하나뿐인
밴댕이 같은 은잔
기어이
은배 만들어
달덩이를 실었을까
♧ 박수기정 관점 - 김양희
마그마 더운 피가 파도에 굳어버렸다
한라산 울분이 송두리째 엉겨 붙었다
난드르 그 갯바위에 무릎을 구부린다
날 세운 갯바위가 흰 무릎을 찢을 때
울분도 더운 피도 바람에 모두 불리고
게으른 사내의 평화 드러났다 잠겼다
* 정드리문학 『박수기정 관점』 (문학과 사람, 2023)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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