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장 – 김석규
국회의원 세비는 솔방울이나 조개껍데기로 하고
그것을 가상화폐로 인정해 주식시장에 상장하고
♧ 웨나치(Wenatchee)의 홈 산(Mt. Home)* - 김영호
웨나치 야영장에서 마주 보이는 낮은 산
홈 산은 나의 고향집
포근한 눈빛의 나무들이 가족 같았네
나의 상처를 만져 주는 키가 큰 소나무
일곱 살 때 하늘 가신 아버지였네
산허리를 내려와 흐,르는 산물이 누님 같았네
젊은 나이에 가신 당신의 울음소리 깊었네
그 산물 한 점 뜨니
손등에서 들국화가 피어 올랐네
하늘에 가서도 자식 걱정만 하시는
낮달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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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워싱턴주 시애틀의 동부에 위치한 농촌
♧ 너에게로 가는 길 – 이규홍
때죽나무 가지마다
하얀 꽃잎
종이 되어 매달려 있다
너에게로 가는 길
한 곳에 붙박여
옮겨 다닐 수는 없지만
향기로운 꽃 내음
천 리 길도 날아갈 수 있겠다
눈을 감고 가다 보면
은은하게 펼쳐진
너에게로 가는 길
만날 수도 있겠다
하얀 꽃잎
소리가 되어
너에게로 가는 길
마음은 온종일 하얀
종소리로 가득 채워지겠다
♧ 개기 일식 – 윤태근
해를 통째로
먹으려다
먹힌
달
♧ 가창오리 – 나병춘
운하의
별자리들
한꺼번에 쏟아진다
어디서
온 진객인가
동림호수에 휘몰아친다
황홀한
휘모리 한마당
내 가슴도
벌 나비들의 축제
*월간 『우리詩』 7월호(통권 421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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