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국내 나들이

추억의 거제도 여행

김창집 2005. 12. 24. 11:14

△ 탐라문화보존회 경남 남부 답사 (1)

    2004년 2월 20일(금요일) 맑음

 

 

 작년 2월에 사단법인 탐라문화보존회에서 사흘 동안 거제도, 부산, 울산 등의 유적을 따라 답사 여행을 다녀왔다. 여름에 다녀와 당시 칼럼에 연재한 바 있기 때문에 중첩되는 감이 있어 사진만 정리하고 미루어 두었기 때문에 집 컴퓨터 그림판만 열면 맨 먼저 바라보고 숙제를 안한 것처럼 개운치 못했는데, 오늘 네 번째 토요일 휴무를 맞아 정리해 싣기로 했다.

 

 사실 어제 두 군데 모임이 있어 술을 마셨던 관계로 정리할 원고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도 아직 숙취가 완연히 가시지 않은 것 같아 가벼운 것으로부터 시작하려는 것이다. 내용은 당시 만들어 사용했던 답사 자료 그대로다. 당시 답사는 70여 명이나 되어 버스 두 대를 이용했고, 오랜만에 찾은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회를 먹으며 오랜만에 추억의 여행을 즐겼었다.  

 

 

△ 거제도(巨濟島)  

 

 면적 378.795㎢, 해안선 길이 386.6㎞, 최고점 585m이다. 경상남도 거제시에 속한다. 10개의 유인도와 52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거제시의 본도로, 한국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삼한시대 변한(弁韓) 12국 중 독로국(瀆盧國)에 속하였으며, 757년(신라 경덕왕 16)부터 거제군이라 하였다. 고려시대에는 기성현(岐城縣)·거제현(巨濟縣)이라 하였으며, 조선시대에는 제창현(齊昌縣), 거제군이라 하였다. 1914년 통영군(統營郡)에 폐합되었다가 1953년 거제군으로 환원되었으며, 1995년 거제시에 편입되었다.  

 

 해안은 크고 작은 곶과 섬, 익곡(溺谷)으로 구성되어 리아스식 해안의 특색을 나타내며, 곳곳에 여차몽돌해변, 학동몽돌해변, 명사해수욕장, 구조라해수욕장, 와현해수욕장 등이 있다. 내륙 쪽으로는 가라산(585m), 계룡산(566m), 노자산(565m) 등의 높은 산지가 발달하여 경작지가 적다. 쌀과 보리의 생산은 미약하나 난대성 과수인 파인애플, 참다래, 알로에 등의 재배가 활발하고, 진해만과 남해를 끼고 있어 어업과 양식업이 발달하였다. 식생은 온대식물과 난대림이 자생하며, 열대식물인 풍란, 팔손이, 동백나무 등이 자란다. 지역 특산물로 맹종죽순, 멸치, 유자청, 표고 등이 유명하다.

 

 

 동백축제, 해변축제, 고로쇠약수제, 옥포대첩기념제전 등 계절별로 축제가 열리며, 인근 바다에는 거제 해금강을 비롯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운 경관이 펼쳐져 있다. 1971년 연도교(連島橋)인 길이 740m의 거제대교가 개통되어 통영시와 연결되었으며, 1999년 4월 제2의 거제대교인 길이 940m의 왕복 4차선 신거제대교가 개통되어 육지와의 통행이 원활하다. 해상으로 부산 연안부두와 진해, 마산 등지에서 거제도행 배가 운항된다.

 

▲ 사등성(沙等城) (경상남도 기념물 제9호)

 

 거제시 사등면 사등리 성내마을에 있는 사등성은 삼한시대 독로국의 왕도지였으며, 왜구의 침입으로 원종 12년에 거창 가조현과 진주 영선현 등지로 피난 가서 살았던 거제 사람들이 조선조 세종 4년에 본토인 거제로 돌아가기를 원해 세종이 명하여 성곽을 축조하여 이 곳에 옮겨 살게 하였으나 성이 협소하고 물이 모자라 고현으로 옮겼다고 읍지인 "거제군조"에 전하며, "문화유적총람"에 의하면 신라 문무왕 때 거제에 처음으로 상주군(裳州郡)을 설치하고 조선 세종대에 이르도록 거제진성으로 내려왔다고 기록되어 있다.

 

 

 거제대교에서 신현마을 방향으로 약 10k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차로 달리다 보면 우측으로 "성내마을"이라고 표시된 곳에 위치하며 차로에서 축조된 성을 알아 볼 수 있다. 사등성은 남으로 백암산을 등지고 북으로는 바다를 바라보며 평지에 축조된 평면형태가 남북이 조금 긴 장타원형의 석성이다. 또한 동서남북의 네 방향에 성문을 마련하였고 성문의 보호시설로 네 곳 다 반원형의 옹성을 설치하였던 것으로 여겨지나, 현재 완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곳은 남쪽과 서쪽의 두 곳이다. 이외 성곽의 부대시설로 각각 세 곳에 치와 각루로 추정되는 흔적이 있으며 성밖에 20m 정도 뒤로 물리고 그 위로 외벽은 90×50cm 정도의 잘 다듬은 장방향의 가공석을 잔돌끼움 방식으로 되물려 쌓았으며 내벽은 외벽에 비해 작은 돌로써 쌓아 마치 민가의 돌담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으며, 내외 석축의 내부는 흙과 잡석으로 뒤채움과 협축법을 사용하였다. 

 

 사등성은 평평한 모래사장 위에 기러기가 앉은 평사낙안(平沙落雁)의 풍수설에 의거 거북이 모양의 성을 쌓았고, 삼대 성문도 거북이 귀와 코에 해당되는 곳에 두었으며, 성의 둘레는 986m, 높이 6.1m, 폭 5m로 축조되었으며, 동서남북에 성문이 있는 평지 옹성으로 비교적 그 형태가 잘 보존되고 있는 편이며 1974년 2월 16일 경상남도 기념물 제9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 공원

 

 유적공원 내에는 전시실, 영상실, 기념품 판매소가 설치되어 있으며, 전시실에는 포로의 발생, 배경, 생활사, 포로 유품, 폭동, 석방 등이 전시되어 있고, 영상실에는 당시 촬영한 필름과 포로 출신 인터뷰를 통하여 10분간 포로에 대한 내용을 상영하며 상징 조형물은 "전쟁, 분단 그리고 화합"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전쟁 당시의 상황은 찌그러진 철모에 생긴 총알 구멍을 보면 치열했던 전투를 추측할 수 있으며, 전쟁으로 인해 사로잡힌 많은 포로들이 이곳 거제도에 수용되었다.

 

 철조망을 걷어내는 국군과 북한군의 모습은 한민족간의 화합으로 통일을 이룩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표현한 것. 당시 포로수용소 막사는 공산 포로들의 지휘본부 역할을 했던 78수용소의 입구를 그대로 재현시킨 것. 64야전병원은 경비병과 포로 폭동 등으로 부상당한 포로의 의료를 담당했던 곳이다. 당시 17만여 명의 포로들의 음식을 배급하는 취사장과 그 내부를 볼 수 있는 곳, 노천 변소 아래 놓여진 변기통은 당시 극렬했던 친공 포로들이 인민재판으로 반동분자를 색출, 그 자리에서 곤봉과 돌멩이로 쳐죽여 도막난 시체를 담아서 고현만에 다 버리는 도구를 사용하기도 했던 비참한 생활상을 상기시킨다. 

 

 

 중공군 포로 막사 앞에 서있는 사자상은 중국포로들이 의전행사나 기념일이 있을 때 사용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사자상이다. 한국전쟁 당시 사용하던 M463-7를 비롯하여 헬기, 8미리 곡사포, 지휘용 장갑차, 함포 등이 당시 경비본부와 탄약고가 함께 전시되고 있다. 당시의 처참했던 상황을 연상케 하는 기존 유적지의 잔해들이 연계되어 볼 수 있다.

 

▲ 거제 해금강(巨濟海金剛) 
 
 경남 거제시 동부면(東部面)에 있는 경승지로 1971년 명승 제2호로 지정. 임야 6,584㎡, 해면(海面) 0.536㎡. 거제도 남동쪽에 불쑥 튀어나온 갈곶(乫串)이 있는데, 그 끝에서 떨어져 나간 한 덩어리의 돌섬이 해금강이다. 갈곶은 원래 어촌이었으나 지금은 몇 호의 어가(漁家)와 여관이 섞여 있는 특이한 해촌(海村)을 이루고 있다.

 

 

 해금강 바위섬은 갈곶과 가까운 거리이므로 작은 배로도 쉽게 왕래할 수 있다. 사자바위가 북쪽에 떨어져 있고, 큰 바위 몸체는 한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바다 속에서 넷으로 갈라져 4개의 절벽 사이로 십(十)자형 벽간수로(壁間水路)가 뚫려 있다. 이 수로는 북, 동, 남쪽에서는 배가 드나들 수 있어 절벽마다 빛깔, 형태, 초목의 다름을 볼 수 있다.

 

 바닷물은 맑고 푸르며 바위는 채벽(彩壁)으로 둘러싸여 있어 때로는 총석(叢石)을 이루고, 때로는 뚝뚝 흐르다가 멈춘 듯 정교한 변화를 보이며, 위태롭게 솟은 촛대바위, 십자동굴로 불리는 수로 사이의 푸른 물결과 함께 절경을 이루고 있다. 이곳 절벽에는 동백, 구실잣밤나무, 풍란, 석란, 박쥐란 등의 초목이 있으며, 속칭 서불과차(徐市過此)라 하여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러 방사(方士)인 서불(일명, 徐福)이란 사람을 보냈다는 설화가 전한다. 앞 바다와 서쪽 충무에 이르는 해역은 모두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되며, 이 섬의 동쪽에 이충무공의 해전으로 유명한 옥포만, 서쪽에는 한산도가 있다.

 

 

♧ 해금강 / 장은수

 

끝없이 펼쳐진 남해의 한 자락
푸른 파도 일렁이는
작은 유람선에 몸을 실으면
뚝 떨어져 나앉은 작은 섬 하나
나와 함께 바다의 한 점으로 서 있다.

 

누구의 조각으로
얼마 동안이나 이곳에 있었을까!
세상사 모든 일은 파도 속에
묻어 버린 채,
떨어져 내려올 듯
바위 마디에 매달린
이름 모를 꽃 하나 겨우 품고…

 

나는 바다의 한 점이 되고
바다는 나의 품이 되고
남해의 푸른 바다
그 비경 속에서도 꽃은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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