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한라산의 꽃

산개벚나무와 안도현의 시

김창집 2006. 6. 3. 00:03

 

♧ 안도현 시인 제주 나들이

 

 6월 3일(토요일) 오후 5시부터 학생문화원 세미홀에서는 제주작가회의(지회장 오영호)가 주최하는 제7회 청소년 문학한마당이 베풀어집니다. 도내 고교 문학동아리 회원들이 함께 하는 이 날 행사는 안도현 시인의 문학강연과 회원 시낭송, 학생 시낭송, 시극공연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됩니다. 회원이 아니드래도 문학을 좋아하시는 여러분들이 참석하시어 강의도 함께 듣고 자라나는 문학 소년, 소녀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7시부터는 한라산문학동인회(회장 송상)에서 '문학의 밤'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장소는 신제주 뉴월드벨리 4층 조이캐슬 홀이며, 여러 가지 행사와 맨 끝에 역시 안도현 시인의 문학강연이 있습니다. 문학을 좋아하시는 분들의 많은 참가를 바라고 있습니다. * 여기 실은 산개벚나무는 지난 5월 27일 한라산에서 찍은 겁니다.


 

♧ 산개벚나무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교목으로 산개버찌나무, 산개벗지나무라고도 한다. 깊은 산속에서 자란다. 높이 약 15m이다. 나무껍질은 자줏빛을 띤 갈색이고 피목이 옆으로 길다. 잎은 어긋나고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으로서 길이 4∼8cm, 나비 2.5∼6cm이다. 끝이 뾰족하며 밑이 둥글고 가장자리에 겹톱니가 있다. 잎 겉면과 뒷면 맥 위에 털이 나고 잎자루는 길이 8∼12mm이다.

 

 꽃은 4∼5월에 잎보다 조금 늦게 흰색으로 피고 지름 약 1.5cm로서 총상꽃차례에 달린다. 꽃자루에 달린 포는 톱니가 있고 끝까지 남는다. 꽃받침조각은 긴 타원형이며 날카로운 톱니가 있다. 꽃잎은 5개이고 암술대에 털이 난다. 열매는 핵과로서 공 모양이며 지름 5mm 정도로서 7∼8월에 검게 익는다. 한국, 일본, 중국 북부, 우수리강, 사할린섬에 분포한다.

 

 

♧ 철쭉꽃
 
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철쭉꽃이 피었습니다
열일곱 살 숨가쁜 첫사랑을 놓치고 주저앉아서
저 혼자 징징 울다 지쳐 잠든 밤도 아닌데
회초리로도 다스리지 못하고
눈물로도 못 고치는 병이 깊어서
지리산 세석평전
철쭉꽃이 먼저 점령했습니다
어서 오라고
함께 이 거친 산을 넘자고
그대, 눈 속에 푹푹 빠지던 허벅지 높이만큼
그대, 조국에 입 맞추던 입술의 뜨거움만큼
 
                                                                안도현

 

 

 

♧ 이 늦은 참회를 너는 아는지

 

내가 술로 헝클어져서
집으로 돌아오는 어둔 길가에
개나리꽃이 너무 예쁘게 피어 있었지요
한 가지 꺾어 들고는
내 딸년 입술 같은 꽃잎마다
쪽, 쪽 뽀뽀를 해댔더랬지요
웬걸
아침에 허겁지겁 나오는데
간밤에 저질러버린
다시는 돌이키지 못할 내 잘못이
길바닥에 노랗게 점점이 피를 뿌려 놓은 것을
그만 보고 말았지요
개나리야
개나리야
나는 고쳐야 할 것이 너무 많은
인간이다 인간도 아니다 
 
                                               안도현 
 

 

♧ 기다리는 사람에게 

 

기다려도 오지않는 사람을 위하여
불 꺼진 간이역에 서 있지 말라
기다림이 아름다운 세월은 갔다
길고 찬 밤을 건너가려면
그대 가슴에 먼저 불을 지피고
오지 않는 사람을 찾아가야 한다
비로소 싸움이 아름다운 때가 왔다
구비구비 험한 산이 가로막아 선다면
비껴 돌아가는 길을 살피지 말라
산이 무너지게 소리라도 질러야 한다
함성이 기적으로 울 때까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는
그대가 바로 기관차임을 느낄 때까지

 

                                                      안도현

 

 

'한라산의 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특산 - 탐라황기  (0) 2006.09.23
제주 특산 - 제주황기  (0) 2006.09.23
애기나리 꽃을 들여다보면  (0) 2006.06.02
한라산 고지대의 설앵초  (0) 2006.06.01
한라산 특산 섬매발톱나무  (0) 2006.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