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디카 일기

시골길에 가득 찬 강아지풀

김창집 2006. 9. 26. 08:04

 

온 하늘에 검은 구름이 꽉 차 있더니
시간이 흐를수록 풀리면서 틈이 생기고 흰 구름으로 변한다.
추분도 지나고 어김없는 가을 날씨의 연속이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던 추석다운 추석은
언제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올지 요원한 것 같다.
'경제가 안 풀린다 안 풀린다' 하니까 만성이 돼버린 건 아닌지?

 

이 강아지풀 녀석은 내가 매일 오가는 시골길 빈터에 가득 차
바람이 불 적마다 꼬리를 살래살래 흔든다.
저 녀석들처럼 가는 곳마다 행복이 가득한 세상으로 변할 수는 없는 것인지?

 

 

♧ 강아지풀(Setaria viridis)은

 

 외떡잎식물 벼목 화본과의 한해살이풀로 흉년이 들었을 때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씨앗을 수확해서 먹는 구황식물(救荒植物)이다. 뿌리에서 몇 개의 줄기가 곧추서서 나온다. 잎은 마디마디에 1장씩 달리며 길이는 5∼20㎝, 나비는 0.5∼2㎝ 정도이다. 연한 초록색 또는 자주색 꽃은 여름철에 줄기 끝에 달리는 이삭꽃차례에 모여 피는데, 꽃차례는 길이가 2∼5㎝ 정도이고 모든 꽃에는 약간 긴 털들이 달려 있어 강아지 꼬리처럼 부드럽다.

 

 들이나 밭, 길가에서 흔히 자라는 식물로 구미초(狗尾草) 또는 낭미초(狼尾草)라고도 부르며 9월에 뿌리를 캐어 말려서 촌충을 없애는 데 쓰기도 한다. 이와 비슷한 식물로 금강아지풀(S. glauca)과 밭에 심는 작물인 조(S. italica)가 있다. 강아지풀의 꽃말은 동심, 노여움이다. (신현철)

 

 

♧ 강아지풀, 가을 그리고 여인 - 이순복

 

살랑거리는 바람에 가느다란 꽃 털로 
나를 유혹하는 강아지풀

 

철없는 강아지 꼬리 흔들듯
온몸을 흔들며 나를 반긴다

 

귓불 스치는 가을바람은
꽃향기로 조용히 다가와
그리움만 한 움큼
가슴에다 던져 놓고 떠나간다

 

동네 길섶 들꽃들 속 한 여인
어느새,
두 뺨의 좁은 골 따라
그리움의 눈물은 흐르고

 

여인의 가슴에는
계절마다 찾아오는
가슴앓이의 전율이 일어나고 있다

 

조용히….

 

 

♧ 강아지풀 - 고정국

 

바람이 분량만큼
허리 굽혀 살아온 그대

 

묻지도 않은 말에
고분고분 답하는 그대

 

아무 일, 아무 일 없다며
꼭꼭 눈물 삼키는 그대.


 

♧ 강아지풀 - 박용래 

 

남은 아지랑이가 홀홀 타오르는
어느 역 구내 모퉁이
어메는 노오란 아베도 노란 화물에 실려 온
나도사 오요요 강아지풀.
목마른 침묵은 싫어
삐걱 삐걱 여닫는 바람 소리 싫어
반딧불 뿌리는 동네로 다시 이사 간다.
다 두고 이슬 단지만 들고 간다.
땅 밑에서 옛 상여소리 들리어라.
녹물이 든 오요요 강아지풀.

 

 

♬ 김상희 -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