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디카 일기

동부꽃과 꼭 닮은 돌동부꽃

김창집 2006. 9. 28. 01:35

 

 

많은 곡식의 원조는 야생이고 동부도 야생에서 왔다면
우리 제주의 돌동부는 혹 동부가 야생으로 다시 돌아간 건 아닐까?
태풍 산산이 오는 날 군산 중턱에서 찍었는데 그냥 동부꽃과 구별이 안 된다.

 

오늘은 우리학교 1학년 학생들과 답사를 간다.
주제는 '방어 유적과 가을 들꽃 탐방'이다.
물론, 내가 주제를 정했고 안내하기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 녀석들은 들꽃에 문외한이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 중 몇 개 반은 틈나는 대로 이 블로그를 보여 줬는데도 시큰둥이었다.
하지만 분위기를 잘 띄우면 결국 저들도 들꽃을 좋아하게 되리라. 

 

 

♧ 시인 이시영은

 

 1949년 전남 구례 출생으로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및 고려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했고, 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되어 등단한 후, 다시 1969년 제3회 월간문학 신인상에 시 '채탄', '어휘'가 당선되었고, 1996년 제8회 정지용문학상 수상, 1998년 제11회 동서문학상 수상한 것으로 소개돼 있다.

 

 현재 창작과비평사 대표이사 부사장이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객원교수로 재직 중인데, 시집으로 '만월(滿月)' '바람속으로' '길은 멀다 친구여' '피뢰침과 심장' '무늬' '사이' '조용한 푸른 하늘' '은빛 호각' '바다 호수'가 있다.

 

 

♧ 돌동부는 
 
 쌍떡잎식물 장미목 콩과의 여러해살이 덩굴식물로 돌팥이라고도 한다. 바닷가에서 자라는데, 뿌리는 굵고 곧게 들어간다. 줄기는 길이 3m 정도이고 줄기의 잎자루에 밑을 향한 갈색의 퍼진 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고 3개의 작은 잎으로 되어 있다. 작은 잎은 크기가 거의 비슷하고 양면에 털이 있으며, 맨 끝의 작은 잎은 좁은 달걀모양이고 길이 6∼10cm, 나비 3∼4cm이며 끝이 뾰족하다. 턱잎은 넓은 바소꼴이고 맥이 뚜렷하다.

 

 8∼9월에 연한 홍자색의 꽃이 피는데 점차 홍갈색으로 변하며 꽃 2∼4개가 총상꽃차례[總狀花序]를 이룬다. 꽃받침은 짧은 갈색털이 있고 길이와 지름이 각각 8∼10mm이다. 용골판(龍骨瓣)은 부리처럼 약간 꼬부라진다. 화관은 나비 모양이다. 열매는 협과로 길고 기둥 모양이며 길이 6∼10cm로 10월에 익는다. 뿌리의 녹말은 식용하고 열매는 먹을 수 있다. 돌동부는 야생동부라는 뜻이다. 전라남도의 진도와 제주도에 분포한다. (네이버 백과)
 


 

♧ 이름 - 이시영

 

 

밤이 깊어갈수록
우리는 누군가를 불러야 한다
우리가 그 이름을 부르지 않았을 때
잠시라도 잊었을 때
채찍 아래서 우리를 부르는 뜨거운 소리를 듣는다

 

이 밤이 길어갈수록
우리는 누구에게로 가야 한다
우리가 가기를 멈췄을 때
혹은 가기를 포기했을 때
발자욱을 딛고서 오는 그이의
아픈 발소리를 듣는다

 

 

우리는 누구인가를 불러야 한다
우리는 누구에게로 가야 한다
대낮의 숨통을 조이는 것이
형제의 찬 손일지라도

 

언젠가는 피가 돌아
고향의 논둑을 더듬는 다순 낫이 될지라도
오늘 조인 목을 뽑아

우리는 그에게로 가야만 한다
그의 이름을 불러야 한다
부르다가 쓰러져 그의 돌이 되기 위해
가다가 멈춰 서서 그의 장승이 되기 위해

 

 

♧ 창 - 이시영
   
 사람이 그리운 날, 나는 강변에 나가 새들의 산책길을 걸었습니다. 강변에는 갈숲이 무더기로 우거져 있어 그들의 즐거운 서식처였습니다. 나는 오래 전부터 눈 여겨 둔 그 중의 한 보금자리를 향해 가만가만 다가갔습니다. 그러나 내 발길이 닿기도 전에 참새들은 일제히 갈숲을 차고 달아나며 그 바르르 떨리는 작은 눈동자로 나를 쏘아보는 것이었습니다. 갈숲 그늘 자리엔 다행히 그들의 온기가 조금 남아 있어 나는 그 곳에 짐승인 내 어두운 두 발을 깊숙이 묻었습니다.

 

 

♧ 물길 - 이시영
   
자 그러면 우리 놓읍시다 집착의 끈을
사랑은 네가 나를, 내가 너를
온 마음으로 타는 불길처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여름 산이 콸콸 더운 숨결을 쏟아
앞 내로 바다로 흘려 보내듯이
우리도 우리 자신의 막힌 가슴을 뚫어
서로를 남김없이 놓아주는 것
그러면 우리 가을 시린 들판에서 만날는지도 몰라
거기 풀꽃들이 서로의 찬 이마를 맞부비고 있는 곳
기러기 날아오른 논둑길 따라
갑자기 서늘해진 등을 뒤척이며 맑은 눈길로

 

 

 

♬ 분위기 있는 가을 노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