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산에서는 아직 붉은 잎사귀를 발견하기에 이른데
열매가 먼저 붉어지면서 가을을 알리는 존재가 천남성이다.
처음 산행 나온 아주머니가 독특한 생김새를 보고
그 이름을 물었을 때 ‘천남성’이라 하면 얼굴 붉히는 일도 있다.
‘첫남성’과 발음이 같기 때문이리라.
남자든 여자든 그 깊이의 여하를 떠나서
첫사랑에 가슴 조이지 않은 사람이 드물지 않은가?
앞에 부분은 지난 4월 15일 꽃이 피었을 때의 모습.
알맞게 선선한 날씨, 남은 오후가 즐거운 시간으로 이어지기를…
♧ 천남성(天南星)은
외떡잎식물 천남성목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지의 습지에서 자란다. 높이 15~50cm로 외대로 자라고 굵고 육질이다. 알줄기는 편평한 공 모양이며, 주위에 작은 알줄기가 2∼3개 달리고 윗부분에서 수염뿌리가 사방으로 퍼진다. 줄기의 겉은 녹색이지만 때로는 자주색 반점이 있고 1개의 잎이 달리는데 5~11개의 작은잎으로 갈라진다. 그 작은잎은 달걀 모양의 바소꼴 또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의 바소꼴로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5∼7월에 피고 단성화이며, 포의 통부는 녹색이고 윗부분이 앞으로 구부러진다. 꽃대 상부가 곤봉 모양이나 회초리 모양으로 발달하는 것도 있다. 열매는 장과(漿果)로 옥수수처럼 달리고 10월에 붉은색으로 익는다. 알줄기는 거담·진경·소종·거풍 등의 효능이 있어 중풍·반신불수·상풍·종기 등에 사용한다. 유독성 식물로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한다. 포가 자주색 또는 보라색이고 세로로 흰 줄이 있는 것을 남산천남성, 작은잎에 톱니가 없고 포가 녹색인 것을 둥근잎천남성이라고 한다. (네이버 참조)
♧ 천남성의 독에 대하여
‘남방 주요 유독식물’에서는 이렇게 나온다. "천남성은 전초에 독이 있다. 뿌리의 두부에는 독성이 있는 알칼로이드가 함유되어 있고 뿌리, 잎, 줄기에는 강한 독소가 함유되어 있다. 중독 증상은 피부에 접촉하면 가렵고 잘못 먹으면 혀, 목구멍이 가렵고 뜨거워지며 붓는다. 심할 때는 질식하고 호흡이 정지된다. 20g을 먹으면 중독을 일으킨다."
한방에서는 중요한 약재로 취급하며 민간에서는 덩이줄기를 찧어 류머티스가 있는 부위에 붙이거나 곪은 상처에 가루로 뿌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 식물은 생명에 위협을 줄 만큼 독성이 강한 식물이므로 의사의 처방 없이 함부로 쓰면 위험하다. 무심히 잎을 따기만 해도 가렵거나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고, 심지어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입에 닿으면 몹시 화끈거린다.
가을에 붉게 익는 열매는 마치 빨간색 알이 달려 옥수수처럼 먹음직스럽게 보이지만 이를 먹다가는 큰일을 당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모양이 독특하다 하여 분에 심어 키우는 이가 많다. 인간관계도 그렇지만 어떤 식물은 세월이 흐르면 가치도, 아름다움도 새롭게 느껴진다는 사실을, 그리하여 현재는 보잘 것 없어도 미래에는 귀한 존재가 될 수 있기에 잘 보존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식물이 바로 천남성이다. * 이유미(국립수목원 연구관)의 글에서
♧ 가을, 너를 체포한다 - 반기룡
도톰하던 옷이 극세사처럼 얇아졌구나
콸콸콸 흐르던 물관도
조용한 목소리로 잠겨 있고
우거졌던 얼굴도 조금씩 말라가고 있구나
거칠어진 피부야
어여쁘게 치장하면 되지만
여름내 뜨거워진 너의 가슴을
어떻게 담금질할 수 있으려나
신열 후에 더 성장하고
이름값 하는 걸 종종 보았지만
붉게 산하를 물들이고
점점이 번져가는
너의 가슴앓이는 무엇으로 치유할거나
가슴 속 옴팡지게 치켜드는
너의 열정이 주체할 수 없는 듯
동서남북으로 하혈하는 너를
단풍 파출소에서 공개 수배한다
그리고
가을, 너를 체포한다
♧ 가을 어휘 - 이남일
보고 싶은 사람의
가고 싶은 그곳의 목소리들이
통통 불은 참새 떼의 날개 짓에
잠시 벼이삭의 몸짓으로 흔들릴 때는
가까이에서 멀어져버린 가을의 밀어들을
이 가을엔 깨우지 않아야겠다.
지난 가을의 폭풍과
파도 위에 출렁이는 달 조각들이
요염한 단풍의 눈물로 누어버린 말들일 때
들국화에 튕겨나는 바늘햇살도 바라보지 말고
수수 잎 수선떠는 들판에
후두둑 지나가는 가을 빗소리도 모른 체 해야겠다.
가을벌레들의
가슴 가득 터져 오르는 울음소리가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마음이라면
지난 가을 햇살에 찢긴 풀잎 언어들은 이제
낡은 수첩 안에 덮어 두어야겠다.
그 시끄럽던 가을 어휘들이
숨죽인 밤하늘에
총총한 별빛으로 번뜩일 때까지는
♧ 가을 서정(敍情) - 강세화
햇살이 얇은 창호지처럼 떨리는
가을에는 맑은 영혼을 좇아 떠돌고 싶다.
행선(行先)은 굳이 정하지 않고
벗어난 몸이
가벼운 마음으로
오직 맑은 정신을 지키며 나부끼고 싶다.
그러구러
어릴 적에는 일쑤 어울렸던 바람을 따라
입실천(入室川)을 끼고 치달아
산마루 고갯길 올라서면
늘밭마을 경로당 뜰에는 느릿한 그림자가 남아있다.
산골 마을에 번지는
매캐한 석양을 바라보며
고향 같은 풍경을 마땅히 여기면서
가서 살고 싶었던 거기가 저 어디쯤인지…
떠돌며 나부끼며 떨어내도
다 비우지는 못하는 마음이
멀어지는 풍경을 한참이나 돌아보고 있다.
♬ 추억의 가을 가요
'디카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훈훈한 추석이 되길 빕니다 (0) | 2006.10.06 |
|---|---|
| 추석 전날에 보는 말오줌때 (0) | 2006.10.05 |
| 짙은 슬픔의 빛, 나비나물꽃 (0) | 2006.10.03 |
| 저 투구 좀 봐! 한라돌쩌귀 (0) | 2006.10.02 |
| 10월, 갯쑥부쟁이를 올리며 (0) | 2006.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