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마리아 묘를 나서서 묘역을 나서면 오른쪽에 아기를 안고 있는 여인상이 눈에 들어온다. 얼핏 성모님이 아기예수를 안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가서 보면 한복을 차려 입었고 안은 아기는 살포시 엄마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엄마는 이제 곧 두 살 난 아들을 섬에 그냥 두고 가야 할 걸 걱정하는 수심 가득한 얼굴이다. 호송선이 잠시 추자섬 예초리에 머물자 정난주 마리아는 아들을 저고리로 싼 후 이름과 출생일을 적어 황새바위에 숨겼고, 다행히 아들 황경헌은 어부 오씨(吳氏)에 의해 구조되어 한 집안 사람으로 자라나 후손들은 지금도 하추자에 살고 있다. 여인상 아래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라 새긴 글의 의미를 되새기며, 대정고을로 발걸음을 옮긴다. 네거리에서 잠시 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