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억의 숲길 ‘서귀포 삼촌들이 어린 시절 기억을 되살려 찾아낸 숲길 구간’이라는 부제처럼 매화원에서 냇가를 따라 ‘서귀교’ 다리 밑을 오르내리는 좁은 길. 고기 낚으러 바다로 오가거나 천지연을 들락거리던 ‘샛길’로 짐작되는 정감 있는 길이다. 진입로에 곱게 핀 팔손이가 아는 체를 하고, 계단을 따라 내리면 아직 폭포가 아닌데도 물소리가 요란하다. 비가 많이 올 때는 다리 위로 돌아가야 한다. 운동장으로 나가면서 보니 무덤 한 자리가 고즈넉이 자리 잡았다. 작년에 분명히 벌초를 했을 텐데도 따뜻한 곳이어서 그런지 고사리가 가득하다. 고사리 사이로 표석과 동자석이 숨바꼭질 하는 것 같다. 넓은 곳으로 나오니 커다란 초생달 모양의 구조물이 서 있는데, 이탈리아 작가의 작품으로 한라산을 지향한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