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해외 나들이

탐문회 중국 계림 답사

김창집 2018. 10. 6. 12:50


중국이 얼마나 넓은지 수차 다녀왔지만 아직도 못 간 곳이 남아있어

이번에 우리 탐문회 식구들과 다시 가게 되었다.

 

태풍 콩레이 때문에 좀 걱정이 되었지만

제주지방은 이미 지나가버려 지금은 잠잠해진 상태라

저녁이면 중국 직항 비행기가 제대로 뜰 것 같다.

 

계림(桂林)은 중국에서 구이린이라 하여

광시좡족자치구 북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일찍이 진()나라 때부터 발달한 화남지방 최고(最古)의 도시다.

 

예부터 계림의 산수는 천하제일이라 했을 만큼

경관이 뛰어나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었다.

 

카르스트 지형이 연출하는 멋진 풍광,

이강에 배를 띄우고 구경하는 풍물.

생각만 하여도 가슴 설렌다.

 

또 양삭(陽朔, 양숴)으로 옮기면

세외도원, 시제(西街)의 밤 풍경,

그리고 장예모 감독이 연출한 인상유람저관람.

 

다시 용승(龍胜, 룽성)으로 장소를 옮기면

다락논 용척제전 관람 등

생각만 하여도 즐거워진다.

 

모처럼 소중한 시간을 쪼개어 가는 만큼

찬찬히 잘 보고와 멋진 사진을 올릴 예정이다.

    

 

 

110/6() 21:55 제주국제공항 출발(중국 귀양공항 직행) 대한항공 편

                      00:45 귀양국제공항 도착, 호텔 직행

210/7() 09:10 고속열차 편으로 3시간 이동 양삭으로

                      12:12 양삭 도착, 전용차량 탑승

                               세외도원, 서가재래시장, ‘인상유삼저관람 후

                               계림으로 이동 이강폭포호텔 숙박

310/8() 전일   용승으로 이동 묘족마을방문

                               다락논 용석제전답사

                               자유온천욕 후 용승중심호텔 숙박

410/9() 전일   계림 이강유람(1시간 코스)

                               모노레일 이용 관암동굴 관람

                               요산 리프트 왕복

                      19:37 고속열차 편 귀양으로 출발

                      22:05 귀양도착 하워드존슨호텔 숙박

510/10() 전일  황과수 폭포 관광

                                분재원, 수렴동, 에스컬레이터 상행

                                천성교 풍경구 관광

                                귀양으로 이동 갑수루 야경 관람 후

                                 공항 이동, 입국수속

610/11() 01:45 귀양국제공항 출발, 대한항공 편

                        06:05 제주국제공항 도착, 해산    


 

 

桂林(계림)에 와서 - 秀峯 鄭用眞(수봉 정용진)

 

계림에 와서

산수(山水)를 보니

산은

왕소군(王昭君)의 가슴처럼

봉긋봉긋 솟아있고

호수는

초선(貂蟬)의 눈물을 닮아

방울방울

구슬이구나.

 

청산이 둘러서서

가슴 조여 짜낸 진액

고량주(高粱酒)로 농익어

저리도 넘쳐나니

양귀비(楊貴妃)는 가야금 뜯고

서시(西施)는 춤을 추고

 

물위에 배 띄워

달이 지도록

李白, 杜甫, 東坡와 짝하여

를 짓고 대작(對酌)하며

흥에 취한 후

이 밤도 선경에 잠들어

신선(神仙)이 되었노라    


 


 

계림산수桂林山水 - 임정숙

    -이강離江 어부의 가을노래

 

슈통 언덕에 늘어선 잡목림으로

계절은 스크럼을 짠 채 도열해 있었다.

 

계절에 노을이 물들었는지

노을에 계절이 물들었는지

강은 그대로

두루마리로 펼쳐지는 비단 폭이다.

 

강안 멀리 보이는 수도원 언덕 기슭에

고요가 풍선처럼 부풀어

풍경을 강물 위로 끌어올려 놓고 있었다.

 

일몰 그대로 고깃배에

불 밝힐 채비를 잊은 늙은 어부는

가을에 취했는지

노을에 취했는지

몽유병처럼 노만 젓고 있었다.

    

 

다랭이논 - 박종영

 

산골 다랭이논 푸른 물결 술렁이고

무성한 논둑 풀 다독이는 바람의 강에,

여문 가을이 내려와 몸을 씻는다.

 

만물소리 들리니 논 물꼬 낮춰지고

논두렁콩이 움쑥움쑥 자라

탱글탱글 환한 웃음이다.

 

하늘이 청명하게 열리던 날

소중한 정성으로 시집보낸 어린 모,

어느새 푸른 잉태가 한창이고

열병처럼 줄지어 현란한 풍요를 약속한다.

 

맑은 햇살 들썩이는 논배미마다

겸손한 가을로 뜸 들이는 아득한 들녘,

선들바람 타고 알곡 여무는 소리 으뜸이다    


 

  

가마우지가 사는 법 - 최옥자

 

다큐멘터리 속 어부는

가마우지 입에서 하루치 시간을 꺼낸다

가마우지의 허기진 하루가 거세당한 식욕처럼 벗겨지고 있다

강제된 소식(小食)은 목에 묶인 끈을 잊게 하나

어부의 낚싯바늘이 되어 쉼 없이 물갈퀴 허우적댄다

한줌으로도 움켜쥘 수 없는 식욕 속으로 자맥질하며

잠수와 부상을 거듭하는 동안

가마우지의 숨은 떡밥처럼 부풀어 오른다

만족을 모르는 어부의 손이

더욱 필사적으로 목줄 조여 온다

눈물이 강물 위에 파문을 그리는 저녁 무렵에야

조여진 목구멍을 비웃으며 물고기 한 마리가

가마우지의 빈 위() 속으로 떨어진다

오늘도 다큐멘터리를 찍고 온 내가 냉큼 삼켰던

마이너스통장의 대출 잔액을 더욱 부풀게 하는,

내 월급의 가시가 목구멍을 후비며

쓰디쓴 위액이 가득한 위장 속으로 입수하는 저녁

삶에 대한 갈망은 모욕보다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