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중국 사람들의 이상향(理想鄕)이라 하는
무릉도원(武陵桃源).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를 보면
‘무릉(武陵)’에 살던 어부가 배를 타고 가다가
복숭아꽃 피는 마을에서 길을 잃었는데,
배에서 내려 동굴을 따라가다 나타난
어느 마을에 들어서보니, 경치가 너무 아름답고
사람들이 모두 즐겁게 사는 모습을 보고
그 평화로움이
우리가 찾는 낙원(樂園)이 아닐까 하는 내용이다.
♧ 도화원기(桃花源記)
영씨가 천도를 어지럽히니, 현자들은 세상을 피해 숨어버렸네
네 명의 은자는 상산으로 가버렸고, 백성들 역시 떠났다네
은신했던 이들 발자국 지워졌고, 이곳 오던 길은 묻혀버렸네
서로 격려하며 농사일에 힘쓰고, 해 지면 돌아와 편히 쉬었다네
뽕나무와 대나무는 그늘이 짙고, 콩과 기장은 철 따라 심네
봄누에에서 비단실 뽑고, 가을에 수확해도 세금이 없네
황폐했던 길이 희미하게 트이었고, 닭과 개가 서로 우짖네
제사도 진나라 법대로 지내고, 옷 모양 새로이 만들지 않았네
어린이들 길에서 멋대로 노래하고, 노인들도 즐겁게 놀러 다니네
초목이 무성하면 봄이 온 걸 알고, 잎이 시들면 바람찬 겨울임을 아네
비록 세월 적은 달력 없지만, 사계절은 절로 한 해를 이루네
기쁘고도 즐거움이 많은데, 수고로이 꾀나 재간 부리지 않네
흔적 없이 숨겨진지 오백년 만에, 하루아침에 신비의 세계 드러났네
순박한 도화원과 야박한 속세는 맞지 않아, 다시 선경을 감췄네
묻노니, 속세에 사는 이들이 어찌 속세 밖의 무릉도원을 알겠는가
원컨대 사뿐히 바람을 타고 높이 올라, 내 마음에 맞는 곳 찾으리
이곳 ‘세외도원(世外桃源)’ 지역은
좡족이 주로 사는 곳이었는데,
도연명의 ‘도화원기(桃花源記)’ 속 아름다운 풍경을 상상하며
거기에 가깝도록 꾸몄다는 것이다.
10여 명씩 배를 나누어 타고
코스를 돌고 일정한 곳에 내려서
소수민족인 장족, 요족, 동족 등이 추는
민속춤을 관람하다가 같이 어울리기도 하고
차를 마시며 구경도 하고 기념품도 사고
하면서 즐기다 돌아 나오는 코스다.
배를 타고 대나무가 우거진 곳이나
연꽃이 피어 있는 곳, 또는 좁은 굴 속 같은 곳을 통과하며
곳곳에서 공연하는 소수민족에게 인사도 하고
봄철이 아니어서 복숭아꽃을 만들어 꽂아 놓은 곳과
한가로이 낚시 하는 모습을 보며 돌아다녔다.
배 위에서 비교적 맑은 물속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멀리 올록볼록 카르스트 지형이 만들어낸 산야와
병풍처럼 펼쳐진 빼어난 산수를 감상하면서
신선같은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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