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문학의 향기

김항신 시 '나를 바라본다'

김창집 2019. 12. 30. 11:55


나를 바라본다 김항신

 

  1 이순

 

상아야 너 나이 이순이라 했지

십 년 전엔 그냥 영원한 49세로 있고 싶다더니

그래 세상 물정 모르는 건 아니다

겸허히 받아들이라는 말로 알고 있자

모든 것 다 이해되는 마음들은

좀 더 성숙함에서이겠지

살아온 날들이 많다는 것은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보라는 의미에서일까

벌써 여기까지 와버린 시간이

    

 

 

  2

 

한 번뿐인

절대로 돌아오지 않는 무례한 모순들 연습이라고

체험이라고

예술이라고 했던가

결국 한 장의 종이에 불과한 것을

    

 

 

  3 노을

 

맘껏 자태를 뽐내던 햇살도 이제 서쪽으로 걸어가는데

 

우리도 서쪽으로 걸어가는데

 

불현듯

낙엽이 사르륵거리는 날

 

한 번쯤 우리

 

맛있는 풍경과 멋있는 노스탤지어 부르며

 

향기로움 함께하는 시간 만들어 봐요

 

 

                    * 김항신 시집꽃향유(책과나무, 2019)에서

                     * 사진 : 영상앨범 산 대둔산도립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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