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뚜럼 1
아명 요망지게 사노랜 ᄒᆞ여도
살당 보믄 뚜럼 뒈느녜.
길력 이성 나상 댕길 때사
다 요망지고 뒈망지주만
그것도 ᄒᆞᆫ 시절.
나이 들엉 늙어지믄
ᄌᆞ식 눈치 붸려지곡
젭저 놓은 거 엇이믄
이리 주왁 저리 주왁
갈 디 올 디 엇인 뚜럼 되엄시녜.
젊음도 ᄒᆞᆫ 때
이성 삶도 ᄒᆞᆫ이 이신 거
야게기 심주는 거들거림도
지낭 보믄
다 철딱서니 어신 허세.
아-
뚜럼 뒈젱 살암신가.
살젠 ᄒᆞ난 뚜럼 뒈엄신가.
---
*뚜럼 : 바보스런 사람 *아명 : 제아무리
*요망지게 : 야무지게 *사노랜 : 산다고
*길력 : 근력, 힘, 기운
*젭저 놓은 거 : 접어둔 것. 몰래 모아둔 것.
*주왁 : 기웃 *야게기 : 목
*뚜럼 뒈젠 : 뚜럼 되려고
♧ 뚜럼 7
ᄒᆞ건 살아 보젠
눈 뜨믄 어가라
나상 뎅겸주마는
베지근ᄒᆞᆫ 일
ᄒᆞ나토 엇이
기영저영 살암져.
어릿두릿
ᄊᆞᆯ두루웨 노릇도
태왕 나와사
ᄂᆞᆸ당 뎅기주마는
경도 못ᄒᆞ는 이 몰명다리.
언제
이 뚜럼 기십 피엉
살 날 이시커냐.
---
*ᄒᆞ건 : 어떻게 해서라도
*어가라 : 곧바로
*나상 뎅겸주마는 : 나서서 돌아다니지만
*배지근ᄒᆞᆫ 일 : 입맛 나는 일, 좋은 일
*ᄊᆞᆯ두루웨 : 실속을 챙기는 사람.
*ᄂᆞᆸ당 뎅기주마는 : 까불고 다니지만
*몰명다리 : 기가 부족한 사람
*기십 피엉 : 기 펴서
♧ 뚜럼 8
시상 살멍
뚜럼 노릇 안 해본 사름
어디 이섬직ᄒᆞ냐.
아명
잘 ᄒᆞ노랜 ᄒᆞ여도
지낸 일 ᄀᆞ만이 생각해 보믄
부치러운 일이 ᄒᆞᆫ두 가지가 아니여.
ᄂᆞᆺ 부치르왕
양지 벌겅ᄒᆞᆯ 때가 있느녜.
부치럽지 않은 시상 사는 일이
어디 경 쉬우느냐.
뚜럼 말 안 들엉 사는 일이
어디 경 쉬왐시냐.
뚜럼 노릇 ᄒᆞ여가멍
살아가는 게 시상
경 ᄒᆞ난
뚜럼 노릇 ᄒᆞ여졈고랜
ᄒᆞ다
느 부치르왕 ᄒᆞ지 말라.
---
*이섬직 ᄒᆞ냐 : 있을 것 같니
*아명 : 아무리 *양지 : 얼굴
*부치러운 : 부끄러운 *ᄒᆞ다 : 부디
*경 쉬우느냐 : 그렇게 쉽겠냐
△ 김종두 시집『사는 게 뭣산디』(영주문학사, 2000)에서
*이 시는 제주어 표기법이 나오기 전 것이어서, 표기법에 맞도록 더러 바꿨습니다.
△ 사진 : 누린내풀(2020.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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