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뿔고둥
주꾸미의 집이라니, 개뿔
벗어날 수 있는 굴레임울 알면서도
차마 놓지 못하는 끈
모여 살기 위한 약속
변치 말자 단단히 맹세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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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짝 사돈
토마토 바나나 쉐이크처럼
나름
달달하게 재미나게 살텐께로
우리 걱정일랑 하덜들 말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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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꾸는 흰나비
위로받지 못한 고통과 상처
맺힌 한이 주먹 속에서 울고 있다
맨발로 발 편히 딛지 못한 세월
날개를 편다 남과 같은 세상으로
잃어버린 소녀의 꿈,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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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나올 데가 어신디
해 질 녘 망사리 짊어지고
험난한 파도
호오이 숨 비운 자리
거센 바람 맞선 소나무 같이
피어나는 해녀의 붉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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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별 기다림
기다림이 별까지 닿으면 길이 열릴까
서귀포로 가시는지 함덕으로 가시는지
버스를 놓치지는 않으셨는지
잠시 걸음 멈추고 여쭤보면
맨살에 닿는 공기가 한결 따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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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라 디카시집 『딴지를 걸고 싶은 고백』 (도서출판 시와 실천, 2020)에서
*주 : 사진 원본을 구하지 못해 스캔하는 과정에서 사진이 시원치 않으며, 편집 형태도 조금 달라졌음을 이해해 주십시오. (시집에는 한글,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나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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