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세상

계묘년 올 한해도 건강하소서

김창집 2023. 1. 22. 00:21

 

 

2023년 새해가 밝고,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정작 설날이 지나지 않으니,

새해를 맞은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진짜 토끼가 깡충 깡충 뛰어 노는

계묘년癸卯年 설날 아침에야

지난 1년 동안 이 방에 열심히 드나든 분들께

세배를 드립니다.

 

올해도 건강하셔서, 계획한 일 다 이루소서.’

 

 

 

설날 아침에 -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 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설날 - 박인걸

 

 

신정(新正)은 해의 생일이고

구정(舊正)은 달의 생일일까.

서로 다른 두 항성의 출생을 누가 알랴만

신정은 신정대로 구정은 구정대로 좋다.

지구는 태양 위를 삼백육십오일 걸어가고

달은 지구 위를 삼백오십사일 걸어간다네.

지구는 낮길 이라서 빨리 걷고

달은 아마도 밤길을 걷느라 더딘 거겠지.

천고(千古)의 무궁한 시간을

언제까지 두 별은 걸을지 모르지만

두 광명을 하늘에 이고 사는 우리네야

설날을 두 번이나 맞으니 어찌 안 기쁘랴.

어느 해는 설국(雪國)에서 새 아침을 열고

때로는 혹한(酷寒)에 맞지만

두 설은 언제나 희망을 선물해서 좋다.

헝클어진 삶을 어제의 시간에 파묻고

새로운 결의로 첫날을 맞으니 좋다.

한 해가 또 복잡하게 뒤섞일지라도

설날은 모든 것이 새것이라서 마냥 기쁘다.

새 하늘, 새날, 새 시간, 새 마음, 새 뜻.

 

 

 

설날은 - 정심 김덕성

 

 

멀리 떠났던 자녀들

귀염둥이 손자들 선물꾸러미 들고

보란 듯이 으스대며 찾아오네

 

잃었던 사랑 되찾은 듯

집집마다 따듯한 사랑의 웃음꽃 피고

마을은 물론 온 나라 구석구석

훈훈한 사랑 꽃이 피네

 

온가족이 모여 정 나누며

부모께 감사와 효심의 세배 올리고

부모는 둥근 사랑으로 품어주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라네

 

한상에 들러 앉아

대소大笑하며 설음식 나누며

부모님 계셔 행복합니다

너희들 있어 든든하구나

훈훈하게 화답하는 우리 집

얼씨구 좋네 설날일세

 

                              *사진 : 아름답게 피어날 봄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