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해외 나들이 189

고흐의 자취가 남은 오베르 (2)

반 고흐는 색(色), 선(線), 구성(構成)이라는 회화의 근본 요소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켰는데, 그것을 단지 예술 양식으로서만이 아닌 새롭고 독특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이해했다. 색은 모든 사물에 생명력을 주는 생명의 숨결로, 선은 생명의 원동력이자 불멸의 에너지를 지닌 운동의 원리로, 구성은 세상에 대한 견해와 감정을 담아내는 공간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그는 한 인간이자 화가로서 성취와 고독, 그리움과 환멸, 사랑과 혼란, 현실에 대한 애착과 도피, 조화와 무질서, 가까이 있는 것과 멀리 있는 것, 지속하는 것과 스쳐가는 것을 그림으로 그렸다. 그가 자신의 그림으로 위로하고 싶었던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 그는 세상과 사람을 사랑했지만 그 사랑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이런 세상에서 고통스러워했고 ..

해외 나들이 2021.05.31

고흐의 자취가 남은 오베르 (1)

비운의 화가 고흐가 말년(1890년)에 70일 동안 머물며 미친 듯이 80점 이상의 작품을 그렸던 곳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2017년 4월 26일 수요일이었는데, 그곳 파리 근교에 위치한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 Sur Oise)는 가는 곳마다 그림과 함께 해설을 붙여 관광객들을 맞고 있었다. 무려 117년이 지났지만 고흐와 그의 동생 태오가 묻힌 공동묘지가 그대로 있고, 특히 교회와 마을회관 격인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또 그가 묵으며 그림을 그렸다는 여관, 카페와 그림 그리려 다닌 동선(動線)에는 여러 가지 해설과 말라깽이 그의 모습을 만들어놓았고, 간간히 그의 그림에 나오는 건물 모습도 보였다. 어쩌면 그렇게 집집마다 또는 공터에 그리 예쁜 나무와 꽃을 심어 놓았는지 머무는 동안 그걸..

해외 나들이 2021.05.28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 (4)

모네의 정원에 있는 전시실은 미술작품전시관이라기보다는 그냥 사람이 살던 방과 마루와 복도 같은 곳에 잘 알려진 그림이 아닌 습작이거나 갖고 있던 그림들을 질서 없이 대충 걸어 놓은 곳이다. 전부가 모네의 작품이랄 수도 없고 물고기 같은 것은 중국이나 일본 그림도 있다. 그리고 매점에는 엽서와 간단한 복사 그림, 수정 제품, 그리고 기념품 정도다. 화집은 비싼 것만 있었다. 모네의 화집에 나오는 그림들은 세계로 퍼져 거대한 미술관에 전시되거나 개인 소장품들이다. 그래서 그 그림들을 그냥 여기에 옮기지 못하고 수련이 나오는 그림의 부분만 올린다. ♧ 모네 씨의 수련 - 김정란 나는 언제나 물가에 있다 영혼은 친수성(親水性)이지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려면, 우선 가늘게 눈을 뜨는 것부터 최초의 순수한 시선을 확..

해외 나들이 2021.05.22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 (3)

‘1880년대 중반부터 작품이 팔리기 시작하면서, 모네는 경제적으로 남에게 의존하지 않게 되었다. 1890년에는 세 들어 있던 집을 살 수 있었다. 그리고 몇 해 동안 사 모은 땅에 집을 짓고 자신의 낙원을 건설했다. 그곳이 지베르니 정원이다.’ 마로니에 북스의 ‘클로트 모네’에 나온 내용이다. 하지만 그곳이 생활도 처음에는 만만하지 않았다.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상태로 여덟 명의 건강한 아이들을 데리고 살았던 두 사람은, 주변 농민들에게 이상한 눈초리를 받았다. 게다가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는 남자는, 매일 아침 해가 뜨자마자 집을 나서서 마을의 풀밭을 헤매고 다녔고, 아이들은 손수레에 물감과 캔버스를 싣고 그를 따랐다. 남자는 마른 풀이나 나무 앞에 선 채 캔버스를 바꿔가며 붓을 두들겼다.(위..

해외 나들이 2021.05.16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 (1)

코로나19로 여행도 못 가고 답답해 있을 여러분들을 위해 지난 사진들을 뒤져 여기에 실어봅니다. 여행 가면서 제대로 된 카메라를 챙기지 못하고 같이 간 일행을 다독이느라고 바빠서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찍은 것이다 보니, 시원치 못한 감이 들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위안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클로드 모네는 1883년 파리에서 약 100km 떨어진 이곳 ‘지베르니’라는 시골에 농장을 구입하고 연못이 있는 일본식 정원을 꾸며 놓고 그곳에서 그림을 그리며 여생을 보냈습니다. 말년에는 백내장으로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끝까지 볼 때마다 달라지는 연못과 연꽃의 풍경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그는 1926년 폐암으로 사망했는데, 이때 그의 나이 여든여섯 살이었습니다. 시신은 지베르니에 있는 성당에 묻혔으며, 그의..

해외 나들이 2021.05.13

브라질에서 본 이구아수폭포

□ 2019. 3. 19. 화요일. 맑음 이구아수폭포를 공동 소유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양쪽 폭포를 오가는 구역만큼은 어렵지 않게 국경을 넘도록 되어 있어, 잠시 줄지어 서서 차례가 돌아오면 간단한 검사만으로 통과 된다. 따라서 하루에 양쪽 폭포를 다 구경할 수 있어 좋다. 오전에 아르헨티나의 ‘악마의 목구멍’을 포함한 이구아수폭포를 관람한 우리 일행은 브라질로 옮겨 점심을 먹고 브라질 편 이구아수폭포를 즐겼다. 식당에서 나오자 너구리 같은 동물 몇 마리가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미국너구리과에 속하는 이 녀석은 코코티, 코아티, 긴코너구리 등 이름도 많다. 잡식성이라 하는데, 사람을 직접 헤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양쪽 나라에서는 폭포가 있는 지역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고 각종 동식물과 자연을..

해외 나들이 2020.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