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로 엎치락뒤치락 뒤숭숭한 밤을 보낸 이 아침에도 여전히 밝은 해가 떠올랐다. 뒤돌아보면, 동양이나 서양이나 약육강식(弱肉强食)으로 점철되어 온 인류역사. 야수(野獸)보다도 못한 인간 본성이 아니라면 조금이라도 양심은 지니고 있어야 하고, 상대를 ‘인간이하’ 취급하며 야만스럽게 행동했던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여야 하며, 자신들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 머리를 숙일 수 있어야 같이 살아갈만한 이웃이 되는 거다. 아직도 강대국에 붙어 아첨이나 하고 비위를 맞추면서 제멋대로 행동하는 그네들에게 빌붙어 꼭 지나간 굴욕의 역사를 묻어야 하는가, 참으로 자존심이 상하고 굴욕적인 아침이다. 오늘 그 치욕의 역사 속에서 목숨을 걸고 나라를 찾으려던 선열들에게 무슨 낯짝으로 고개를 들까. ♧ 그날이 오면 - 심훈 그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