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디카 일기 2714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메시지

♧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온 지구촌이 거년(去年·작년)부터 코로나 질병으로 죽음의 공포와 고통 속에 빠져있습니다. 이는 ‘인간우월적 사고’라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인간이 자연을 훼손하고 생태계를 파괴한 당연한 결과입니다. 자연과 인류는 상생하는 존재입니다. 이 자연은 우리의 조상들이 건강하고 깨끗하게 보존하기를 기원하며 물려준 것이며, 우리도 미래의 후손에게 온전하게 물려주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코로나 질병으로 자연과 인간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깨닫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 천태종 종정 도용 스님 꿈속의 일들이 깨고 나면 허망하듯 수많은 인연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중생의 삶 속에 자기보다 먼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아름답습니다. 열심히 살아가는 과정이 그대로 목표이니 일시적이..

디카 일기 2021.05.19

4월에 읽어보는 시와 흰동백

♧ 아름다운 일생 – 김수열 그는 지금 오등동 산11-1번지에 잠들어 있다 건입동에 묻혔었는데 누군가 내리친 둔기에 비석이 두 동강 났다 대를 이을 손 없었고 생을 마감하기 전, 그는 대한극장 검표원이었다 그 전에 그는 생계를 위해 무근성에서 손바닥만한 쌀배급소를 운영한다 그 전에 그는 성산포 경찰서장이었다 한국전쟁 직후 예비검속 당시 관할구역 221명에 대한 총살명령을 ‘부당하므로 불이행’으로 맞서 목숨을 살린다 그 전에 해방을 맞아 제주에 온 그는 모슬포경찰서 초대서장이었다 4.3 무렵 관할구역 좌익총책으로부터 100명의 명단을 확보 적극적으로 자수를 권유, 목숨을 살린다 그 전에 그는 독립군이었다 3.1운동 직후 만주로 망명해 독립운동단체인 국민부에 가입 중앙호위대장을 맡아 무장투쟁의 선봉에 선다 ..

디카 일기 2021.04.05

4.3 제73주년 추념일

4.3 제73주년 추념일을 맞아 억울하게 희생된 4.3영령들께 삼가 명복을 빌며 희생자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드립니다. ♧ 까마귀가 전하는 말 - 김경훈 -제주4ㆍ3평화공원에서 1 그해 겨울엔 저리 주둔군처럼 눈보라 휘날렸네 낙엽처럼 아픈 사연들 무수히 지고 속절없이 억새는 제몸 뒤척였네 쫓기듯 암담한 세상 아득한 절망의 끝자락 어디로든 길이 막혀 앞일을 가늠할 수 없었네 그렇게 그해 겨울엔 몸 녹일 온기 하나 없었네 2 온통 언 땅 속에서도 생명의 봄은 있었네 억새도 갈옷 벗어 연두빛 봄맞이 하고 이름 없는 무덤들 고운 잔디옷 저리 푸르네 맺힌 원정 앙금 풀어 봄바람 속 가벼이 흐르니 솟아오른 마음이 영을 달래듯 그렇게 무리 지어 목놓아 우네 ♧ 4월에 피는 꽃은 - 양영길 제주의 4월은 무자년 제주의..

디카 일기 2021.04.03

102주년 삼일절 아침에

오늘은 3․1운동 102주년 삼일절이다. 이제 제대로 세상이 돌아가는지 삼일절다운 삼일절을 맞는 셈이다. 국기를 달고 들어오면서 나의 삼일절을 회상해본다. 그냥저냥 애국심․순국선열․삼일정신 등으로 치부하던 내게 특별히 다가온 삼일절. 고등학교 국어교사가 되어 학생 앞에서 처음으로 맞는 삼일절, 그리고 뒷날 입학식이 끝나고 첫 수업, 첫 번째 시간, 박두진 시인의 시 ‘3월 1일의 하늘’. 학생들에게 무엇을 심어주어야 할까 생각하면서 읽어 내려가던 시, 머리가 쭈뼛했다. 요즘 일본인들이 안하무인 같은 언행을 보면서 더욱더 시구(詩句)가 비수처럼 가슴에 꽂힌다. 요즘 젊은이들은 입으로는 애국을 말하고 자유와 정의를 곧잘 내세우는데 정말로 절절하게 느끼진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내가 나라를 위해 해야 할 ..

디카 일기 2021.03.01

태풍 '바비'가 올라온다고

제8호 태풍 ‘바비’가 북상한다는 예보다. 오늘 밤 제주도부터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 내일은 전국이 태풍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번 6호 태풍 장미는 전혀 예고와 다르게 그냥 지나갔는데, 이번 태풍 ‘바비’는 예보가 얼마나 맞을 건지? 이번 태풍 ‘바비(BAVI)’는 베트남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산맥의 이름이라는데,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산맥은 아니지만 정령으로 ‘산의 영주’(누이 쭈어)라고 불린다고 한다. 앞으로 72시간 이내에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된다는데 진행속도 16km/h, 최대풍속 39m/s, 크기는 중형으로 제주를 향해 꿈틀꿈틀 벌레처럼 기어 올라오는 모습이다. 지금 제주시는 그야말로 가뭄으로 너무 덥다. 더도 덜도 말고 빨리 올라와 시원한 비나 흠뻑 뿌려 더위나 누..

디카 일기 2020.08.25

처서 지났으니, 더위야 물렀거라

별로 나이가 들지 않았는데도 확실히 더위에 약해진 것 같다. 누가 얘기하기는 올해는 유난히 더워서 그렇다는데, 에어컨을 켜고 누우면 차차 다리가 저리는 일은 올 처음이다. 그리 크지 않은 나라라지만 어떤 곳은 비가 너무 와서 탈이고 제주시 같은 곳은 가물어서 탈이다. 같은 한라산이라도 금요일날 어리목 어승생악을 가보니, 조그만 연못은 바닥을 드러내고 수련잎은 마른지 오랜데, 어리연만 전날 저녁 한 줄기 비에 꽃을 겨우 피웠다. 한라산 어느 쪽으로는 단번에 수백 mm를 기록한 해인데 그런 걸로 보면 세상 고른 것 하나도 없다. 어제가 처서(處暑)였으니, 더위야 당장 물렀거라. ♧ 처서處暑 풀벌레 소리 투명하여 귀그물[耳網]에 걸리지 않는다. 왜 그런가 귀 기울여 들어보니, ‘무소유無所有란 소유한 것이 없음..

디카 일기 2020.08.24

제75주년 광복절 아침에

열대야로 엎치락뒤치락 뒤숭숭한 밤을 보낸 이 아침에도 여전히 밝은 해가 떠올랐다. 뒤돌아보면, 동양이나 서양이나 약육강식(弱肉强食)으로 점철되어 온 인류역사. 야수(野獸)보다도 못한 인간 본성이 아니라면 조금이라도 양심은 지니고 있어야 하고, 상대를 ‘인간이하' 취급하며 야만스럽게 행동했던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여야 하며, 자신들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 머리를 숙일 수 있어야 같이 살아갈만한 이웃이 되는 거다. 그리고 자신의 입신출세를 위해 역사를 왜곡하고 자기합리화에다 아직도 옛날을 꿈꾸고 있는 독재자를 따르는 우리나라 사람은 최소한 회개해야 한다. 지금 세계는 유래 없는 코로나19 질환으로 요동치고 우리나라는 폭우로 인한 수해로 정신없는 나날이다. 그러나 언제나 어려움을 동포애로 이겨낸 우리민족의 저력..

디카 일기 2020.08.15

2020년 '부처님 오신 날'에

코로나19 사태로, 4월 30일 열릴 예정이던 2020년 부처님 오신 날 공식 봉축법회가 5월 30일로 연기됐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이신 원행 스님은 지난 3월18일에 기자회견을 갖고, '코로나19 사태로 나라가 위기 상황에 처함에 따라 그 아픔을 국민과 함께 하고 치유와 극복에 매진하고자 2020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 일정을 모두 5월로 변경하여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 부처님 오신 날 - 목필균 햇살이 세상을 고르게 밝히듯이 시방 삼세를 두루 살피시는 부처님 생사를 윤회하면서 지은 죄업은 모른 채 제 복만 비는 어리석은 중생들을 위해 룸비니 동산에 탄생하심을 다시 가슴에 새깁니다 탐욕의 끈을 놓지 못하고 풀리지 않는 세상사에 쉽게 분노하고 좌절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무량한 가..

디카 일기 2020.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