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새벽, 사라봉(紗羅峰)에 올라 ~ ¤ 게을러지려는 내 몸을 향한 경고 별도봉을 반달음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목덜미와 등에 촉촉이 땀이 배었다. 이 신새벽, 사라봉 망양정(望洋亭)에 올라 사방을 둘러본다. 제주 시가지는 아직도 찬란한 불빛이 꺼질 줄 모르고 바다는 잠들었는데, 제주항 방파제 너머에 정박한 몇몇의 선박에서 흘러.. 오름 이야기 2002.02.14
봄은 복수초 노란 꽃에 얹혀 왔더이다 --- 조근대비악, 대병악, 소병악, 폭낭오름 답사기 ▲ 족은대비악의 동자석(童子石) 순전히 덤으로 오른 오름이었다. 처음에 대병악, 소병악을 겨냥해 서부산업도로 동광검문소에서 만나자고 약속하고 출발했었는데, 그 전에 탐라대학교로 가는 산록도로를 타고 가다가 핀크스 골프장 입구에서 오른쪽.. 오름 이야기 2002.02.07
한라산의 설경(雪景) (2) △ 압력(壓力)에 대한 단상(斷想) 사라악 대피소를 지나 4.8km가 되는 전체의 중간 지점을 통과하면서부터 눈이 사르륵 사르륵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 지대에는 겨우내 쌓인 눈이 녹지 않고 누적되어 주목(朱木)이라 불리는 노가리와 구상나무 같은 상록수 위에 가득 쌓여 있다. 참나무나 서어나무 같은 .. 오름 이야기 2002.02.04
한라산의 설경(雪景) (1) △ 눈, 눈, 눈, 눈의 향기 1년 만에 다시 한라산에 눈을 보러 가기로 결정한 뒤부터는, 매일 한라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나날이었다. 따뜻한 날이 계속되면 산에 눈이 다 녹아버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었고, 비가 오면 또 비가 오는 대로 안타까웠다. 더구나, 전 날 하루 종일 비가 내리면.. 오름 이야기 2002.01.31
눈 내리는 절물오름에 올라 △ 영감(靈感)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간 오름 꿈이 아니었다.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아득한 설원(雪原)의 삼나무 숲 어느덧 우리 다섯 사람은 북극 삼림(森林)을 헤매고 있었다. 얼마만인가? 수북히 쌓인 눈 위를 걸었다. 꿈을 꾸고 있는 건 분명 아니었다. 이 따뜻한 남쪽나라 제주 땅 절물오름이 .. 오름 이야기 2002.01.23
오름을 누비는 사진작가 서현열의 내가 사랑하는 제주> ~ △ 오름에는 빛깔이 있다 2002년 1월16일 오후 6시. 제주문예회관 전시실은 온통 오름과 제주 풍광을 담은 사진이 가득 걸려 있었다. 전시장에 흩어져 시작 행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입에서 여기저기 탄성이 터진다. 수려한 제주도의 풍광도 그렇거니와 오름의 곡선과 오묘한 빛이 빚어내는 어울림은 .. 오름 이야기 2002.01.19
한라산 북쪽 지역 오름 사령관 - 어승생악 ~ ▲ 나는 오늘도 오름을 오른다 오름이 나를 부르는가. 오름을 떠나서는 살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오늘도 오름을 오르고 있다. 발길 닿는 곳마다 하얀 눈이 사각사각 밟히는 어승생 오르막길을 걸어서. 가끔은 미끄러지고 무릎까지 빠져 차가운 눈이 등산화 속으로 기어들어 가도 나는 올라야 한다는 .. 오름 이야기 2002.01.16
2002년 새해 첫날, 둔지봉 일출(日出) ¤ 보고 못 보고는 우리의 뜻이 아닌 하늘의 뜻 오늘 일출(日出)이 시원치 못하리라는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어젯밤 방송에서 '비나 눈 때문에 오늘 아침 일출을 보기 힘들 것'이라는 일기 예보를 했기 대문이다. 그렇다고 해마다 우리 오름 모임에서 연례 행사로 치러온 새해 아침 일출 등산 행사.. 오름 이야기 2002.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