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선들 어떠랴, 우리는 이미 승리자 ▲ 어디에 선들 어떠랴 어디에 선들 어떠랴 엄동설한 살얼음 녹인 그대와 나의 불씨 그 불씨 다시 살아 부끄럼 없는 하나가 되었는데 어둠을 헤치는 불꽃 크나큰 사랑인데 어디에 선들 어떠랴 험하디 험한 산골짝 기름때 묻은 단칸방 어화둥둥 내 사랑인데 어디에 선들 어떠랴 그대 내 위함이 풋풋한 .. 디카 일기 2002.06.26
물찻오름의 세 얼굴 ♣ 숲의 이미지 숲을 열어보자 여닫이창이라 여기고 가만히 눈 열어보자 그 안으로 낮 그늘이 고요를 깔고 저들 끼리만이 자유로운 색깔 없는 숨을 쉬며 그 자유로운 숨결을 피워 볕살을 들이켜 살찌우는 참죽나무 잎새들 기둥가지를 찍어내는 새소리로 침묵에 겨운 오수를 털어 내는, 부지런한 여름.. 오름 이야기 2002.06.21
산천단, 그리고 궤펜이와 넙거리오름의 나무들 ▲ 산천단 곰솔과 이약동(李約東) 목사 전날 숙직 근무를 했던 총무가 늦는 바람에, 먼저 출발한 차는 산천단(山川壇)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산천단은 길이 옆으로 비껴 나는 바람에 자주 지나다니면서도 쉬 들르지 못하는 곳이어서 작년에 시민 답사 팀을 이끌고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처음이라.. 오름 이야기 2002.06.08
성널오름을 생각하며 --- 성년(成年)의 생일을 맞은 아들에게 ♠ 그늘에서 더욱 빛나는 아들이어야 한다 오늘은 네 스무 번째 맞는 생일. 공교롭게도 온 지구가 들썩거리는 월드컵이 다른 곳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시작되는 날이구나. 단군이래 최대의 행사라고 모두들 야단인데, 혹 서울 너의 누나들에게서 미역국이나 한 그.. 오름 이야기 2002.06.01
새에 관한 명상 (4) 뻐꾸기 ▲ 소리만 있고 그 실체가 궁금했던 새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워어즈워드(William Wordworth, 1770∼1850). 꿈 많던 시절 뻐꾸기 소리에 매료된 그는 그 새의 모습을 보기 위해 온 종일 산과 들을 헤맨다. 그러나, 새는 보이지 않고 '소리'만 들을 수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그 '소리'의 실체가 더 아름답게 상상.. 향토문화 기행 2002.05.28
새에 관한 명상(冥想) (2) 제비 . 제비야! 너 그냥 입 닦을래 . 1 . 우도(牛島)는 기생화산이 빚어낸 자연의 예술품이다. 제주도 동쪽 끝, 성산 일출봉과 마주하여 소가 누워 있는 것처럼 떠 있는 작은 섬 우도는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 돼버렸다. 10여 년 전, 그러니까 우도가 지금처럼 알려지지 않았.. 향토문화 기행 2002.05.25
새에 관한 명상(冥想)(1) 멧비둘기 ' ♡♥ 멧비둘기, 그 사랑의 추억 ` "꾹-꾹-꽈-꽈--. 꾹-꾹-꽈-꽈--." ` 아침 별도봉 산책로에 들어서자마자 들려오는 멧비둘기 울음소리--. 오늘처럼 안개 자욱한 날이면 어김없이 들리는……. 발을 멈추고 소리나는 곳을 가만히 응시한다. 보인다. 회자색 바탕에 목 양쪽으로 회청색의 굵은 무늬. 흑갈색 .. 향토문화 기행 2002.05.25
새에 관한 명상(冥想)(3) 참새 && 이 밤, 그 많은 참새들은 어디로 갔을까 & 봄·여름·가을 참새들의 보금자리였던 참식나무 날씨가 몹시 차다. 야간 수업을 하는데, 아이들이 비가 눈으로 바뀌었다고 야단들이다. 첫눈이 오고 있는데, 국어 수업을 꼭 계속해야 하느냐고 창 밖을 보며 함성을 지른다. '그래 첫눈이구나. 너희들 .. 향토문화 기행 2002.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