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불교문인협회 초대시] ♧ 화주승 - 이석란 굴뚝연기 날아가는 허공 식솔들 웅크린 한기寒氣 결빙의 길을 걸어 청솔가지 아랫목 생불 지피던 부모님의 안부가 살을 파고 들어선다 산골의 문풍지 칭얼거리는 잉걸불 젊은 스님 탁발에 한 되 박 시주는 저녁 예불 속으로 넘어가는 해를 달래는 것인지 시린 손에 잡은 목탁 긴 여운 남긴다 돌아 올라선 축담 등 굽은 할머니 염주 알 돌려보는 생의 탑 장삼 속 추위 더욱 가슴 시려 바랑 속 온기를 확인한다 ♧ 낙엽을 보면 – 이형주 사는 동안 제 빛깔로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낙엽을 보면 가을을 배우다가 한창 배우다가 무엇인가 골몰하여 살다가 연연하지 않고 단풍을 던지는 것을 보면 그러나 멀리 가지 못하고 둥지의 언저리를 떠나지 못할 바에야 가을의 저문 그림자를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