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 회상 – 오기환 밤 이슥한 섣달 추위 아들에게 등불 들리고 맑은 물 흐르는 곳 별빛에 치성드린다 하늘땅 신령님들께 수도 없이 빌어댄다. 촛불이 펄럭이고 어둠의 무서움도 당신의 지극정성 한 곳에 꽂아둔 듯 어머니 바램의 소지 기원들이 타오른다. ♧ 손님별 - 우아지 사람이 온다는 건 설레는 일입니다 기대를 등에 업고 마중하는 앳된 먹밤 이 아침 은수저를 닦는 마음도 윤이 나고 간밤을 적시던 비 풀잎마다 끼운 반지 오늘을 기다렸어 양초에 불을 켜고 새하얀 순도 100% 식탁보를 꺼냅니다 오븐을 예열하는 창 너머 어스름 녘 열과 성을 듬뿍 넣어 저녁을 익힙니다 가슴에 꽃이 피도록 새 밥 지어 올립니다 ♧ 놀멍놀멍 봅서* - 이석래 먼 바당 내려다본다 온몸으로 꿈을 꾼다 은물결 출렁이듯 보송보송 솜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