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치 – 김석규 처리된 방사능 오염수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굳이 바다에다 쏟아버릴 이유가 무엇인가 저수지를 만들어 가두어두었다가 혹심한 가뭄에는 농업용수로 쓰거나 하늘을 찌르는 생산시설의 공업용수로 쓰거나 도시의 하수관로와 연결해 처리하면 될 것을 왜 이웃나라 사람들의 머릿속을 끓게 하는지 ♧ 열대야 – 홍해리 벽에 걸려 있는 시래기처럼 실외기室外機가 뜨겁게 울고 있는, 골목마다 널브러진 쓰레기같이 사내들이 헉헉대고 있는, 한여름 밤에 나는 이 불은 이불을 걷어차고 열 대야의 찬물로도 꺼지지 않는 화염지옥 내 다리 나의 다리 겹치는 것도 열나는 밤, 열대야! ♧ 연필을 들면 – 김영호 연필을 들면 문이 열리네 문이 열리면 영혼이 숲 속 새들의 결혼식에 초대를 받네 연필을 들면 문이 열리네 문이 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