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국 - 송연숙 청춘의 열정처럼 식지 않고 미국으로 이민 간 고모는 해마다 소고기와 말린 바나나와 원두커피를 보내왔다. 할머니는 양은 냄비에 된장국처럼 커피를 끓였다. 끓인 커피 맛을 보며 설탕을 한 숟가락씩 추가하였다. 설탕 맛이 쓴 커피 맛을 덮을 때 둘러앉은 식구들에게 한 대접씩 배당된 커피 커피에 두근거리는 심장이 들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밤새 두근거리며 울타리 뛰어넘는 양을 세다가, 똘똘 말린 구름을 깎다가, 빽빽하게 별이 뜬 아메리카를 상상하다가 뒤척이는 할머니의 등과 어깨가 심하게 두근거리는 것을 그때 비밀처럼 보고 말았다. ♧ 마지막 체온 – 윤태근 삼 년 전 칠순을 넘긴 아내는 베옷으로 곱게 단장을 하고 하얀 국화 송이송이 사이에서 공주처럼 잠들어 있습니다 미친 듯 엄마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