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월의 강 강물이 천천히 흐르고 새들의 발자국 더 깊고 돌들도 발목을 걷고 아이들도 아지랑이 같이 걸었다 햇살도 까치발로 걷고 바람도 그늘 찾아 숨는 팔월 소나기라도 내리면 빗줄기 타고 오른 송사리 떼 무지갯빛 하늘 가득 비늘을 털어 놓던 그 강가 거품 뭉개며 쏟아 내는 저 말들, 말들 강물처럼 휘돌던 세월 초록이 고이고 고여 가슴마저 현현玄玄해지던 팔월의 그 강 ♧ 하늘과 우주 구름이 떠 있고 새들이 날고 바람이 흐르고 고인 시간이 창공에 가득해 시간은 말랑한 물질 달리는 우주에 시간을 빼면 공간이 함께 사라져* 구름이 모이고 햇살이 내리고 낙엽이 지는 것은 바람 때문이 아니라 그냥 그럴 뿐 --- *시時공간에서 시간과 공간은 불가분이다. ♧ 지나가다 차창 밖으로 풍경이 지나간다 구름이 흐르고 전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