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야, 나무처럼 - 한희정 비탈 선 나무들은 제 스스로 중심 잡는ep 휘면 휜 대로 낮으면 낮은 대로 돌 움켜 생사를 넘듯 뿌리를 내린단다 이따금 언쟁에도 함께 사는 법을 배워 재촉하지 않아도 스스로 피고 지는 때 되면 몸살을 앓던 산벚꽃도 환하다 아이야, 흔들릴수록 중심을 찾아가지 곶자왈 나무처럼 네가 선 그 자리에 꿈 찾는 이역만리가 발아래 버틴단 걸 [초대작품] ♧ 탱자나무 울타리 – 민병도 -추사적거지에서 참새가 포록포록, 낮달이 조는 빈집 자신이 가시인 줄 탱자나무는 모른다 한 번도 자신을 찔러 피 흘린 적 없기에 북소리 기다리는 결의에 찬 병사처럼 어깨동무 결연해도 아, 먼지만 쌓인 댓돌 절며 온 파도 소리를 애써 돌려 보낸다 긁힌 햇살, 찢긴 바람 놓친 줄 알면서도 마당가를 서성이는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