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말 시집 『벌목장에서』를 발간한 이후부터 최근까지 여러 매체에 발표한 시들과 틈틈이 써서 서랍에 넣어둔 시들을 꺼내 한데 모았다. 세상의 어느 시집에서도 완벽한 시를 읽을 수는 없었다. 다만 그런 시를 쓰려는 시인의 노력이 숨 쉬고 있을 뿐이었다. 2023년 유월 김병택 ♧ 달 높이 떠 있으면서 속속들이 사람들의 그리움을 품은 뒤 늘 구름과 함께 돌아다니는 내 일상의 구석까지 스며든다 애써 곰곰이 과거를 되살리면 수평선을 넘으려던 내 꿈을 막은 이유도 확인할 수 있으리라 나를 가만히 쳐다보는 밤에는 고향 마을의 숲을 가로지르며 새들과 함께 부르던 옛 노래가 긴 음파에 실려 내 귀에 들려온다 사방이 거칠게, 크게 흔들려도 휘황하게 뜬 밤하늘에서는 어두운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 쉼 없이 하루 내내..